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국제 무대에서 ‘브로맨스(남자들끼리의 애정)’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미국 CNN은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30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격한 ‘하이파이브’와 악수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옆자리에 배치된 빈 살만 왕세자를 발견하고 먼저 손을 내민다. 빈 살만 왕세자는 힘차게 이를 맞잡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두 정상은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남은 한쪽 손으로 맞잡은 손을 토닥이기도 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이후에도 웃음지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11월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이 더 주목을 끈 건 두 정상 모두 반(反)정부 인사를 살해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이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다는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각국 정보기관은 빈 살만 왕세자가 암살을 주도했다고 결론내린 상태다. 카슈끄지가 잔혹하게 살해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 사태 이후 빈 살만 왕세자에 비난을 자제해왔다.

미 USA투데이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마치 도서관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린 것 같았다"며 "카슈끄지 살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G20 무대에서 고립될 수도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를 따뜻하게 반겨줬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우, 올해 3월 영국에서 일어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의 배후로 지목돼 국제사회의 비난에 몰렸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함정을 포격·나포한 사건이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대결 양상으로 번지며 맹공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1일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의 친밀도를 과시한 건 사우디와 친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