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를 주로 하는 게임 콘텐츠 방송진행자(BJ)들이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다른 게임을 하면 시청자들에게 배신했다는 비판을 들어요. 이런 점이 다른 콘텐츠를 기획하는데 어느 정도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팬층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16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이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만난 박수범 BJ 는 스타크래프트 BJ로서의 장단점을 이같이 말했다. 박수범은 아프리카TV에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게임(RTS)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주로 콘텐츠로 다루는 게임 BJ다. 그는 아프리카TV에서 지스타 기간 선보인 ‘스타크래프트 멸망전’ 결승전에 올라 부산을 방문했다.

◇ 선수로든 BJ로든 부침이 많았던 박수범 "BJ 전향하고 삶의 질 좋아졌다"

박수범은 2007년 엘리트 학생복 스쿨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같은 해 ‘MBC 게임 히어로’팀에 입단하며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 종족 중 프로토스를 주 종족으로 박수범은 프로리그에서 쏠쏠히 활약하며 팀 내 주요 선수로 자리잡았다. 박수범은 2011년 MBC 프로게임단이 해체하면서 다른 팀으로 이적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을 끝으로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했다. 이후 2013년부터 아프리카TV에서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시작했다.

"제가 여기(아프리카TV)에 왜 왔을까요. 여기 1등하러 왔습니다"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스타크래프트 BJ로 데뷔했다. 당시 발언의 배경을 묻자 박수범은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프로게이머 현역에서 BJ로 전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패기가 넘쳤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그때는 자신이 있었습니다"라며 "하지만 BJ로 전업하면서 연습도 많이 하지 않아 게임에서 많이 지면서 1등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수범은 프로게이머와 BJ생활 간 가장 큰 차이로 삶의 자유도가 높아진 점을 꼽았다. 그는 "일단은 BJ를 하면서 선수를 할 때보다 수입이 좋아지고 선수 시절 틀에 박힌 숙소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며 "방송이 어렵긴 하지만 시청자들과의 소통도 늘어나고 삶 자체는 더 재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만난 박수범 BJ는 앞으로 성실한 방송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 "스타크래프트 진성팬은 스타크래프트 BJ에게 장점이자 단점"

박수범은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높은 충성도가 스타크래프트 BJ에게 장점이자 단점으로도 작용한다고 했다. 그는 "다른 게임을 하면 스타크래프트 팬들로부터 ‘배신했다’며 쓴소리를 듣기도 한다"라며 "BJ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지만 스타크래프트 BJ들은 스타크래프트만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스타크래프트 팬층이 두텁다는 설명이다.

그는 "BJ 초기에는 스타크래프트만 하면 지겨워질 때도 있어 방송도 안 하고 탈주한 적도 있다"라며 "지금은 방송에 신경 쓰면서 가끔 새로 나온 게임들을 손 풀기, 취미 정도로 할 때도 있다"고 했다.

박수범은 방송 초반 불성실한 방송 등으로 악동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그런 점을 반성하며 앞으로는 성실한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제 성격이 자유분방하기도 하지만 방송 콘셉트도 필요해 초반에 악동 이미지를 만들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팬분들과의 소통도 늘려가면서 열심히 하는 BJ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