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코치가 가르쳐 준 스로인(throw-in) 기술로 잉글랜드가 동점골을 넣었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26·이집트)는 지난 19일(한국 시각)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보다가 자기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잉글랜드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2분, 잉글랜드 수비수 조 고메즈가 던진 롱 스로인 장면을 두고 한 말이었다. 고메즈는 살라흐와 같은 리버풀 소속이다. 당시 고메즈가 상대 진영 골문 근처에서 던진 스로인은 약 35m 떨어진 골문 앞까지 연결됐고, 이 볼은 델리 알리의 헤딩을 거쳐 제시 린가드의 극적인 동점골로 이어졌다. 기세를 탄 잉글랜드는 2대1로 역전승해 네이션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고메즈의 롱 스로인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올 시즌부터 리버풀에 합류한 '스로인 전담코치' 토마스 그론마크(43·덴마크)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그는 축구계에서 '가장 이상한 직업'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 시절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그론마크는 발이 아닌 손(스로인) 기술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스로인으로 51.33m를 던져 세계 최장 거리 기록을 세웠다. 그론마크는 "한 경기당 40∼50회 스로인 기회가 있는데, 다른 세트피스 상황에 비해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해 기술을 홀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선수 은퇴 후 그는 세계 최초로 스로인 기술만을 가르치는 프리랜서 코치가 됐다. BBC는 "그론마크가 지도한 덴마크 1부 리그 AC호르센스의 경우 지난 시즌 롱 스로인으로 10골을 뽑아냈다"고 전했다.
여러 구단을 떠돌며 코칭을 해오던 그는 명문 구단 리버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구단은 23일 선수들 스로인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판단, 그의 계약 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리버풀 수비수 앤드루 로버트슨은 "덕분에 6m 이상 더 멀리 공을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론마크 코치는 "스로인을 던질 때 몸 형태를 조금만 교정해도 비거리는 확 늘어날 수 있다"며 "상대팀은 스로인 상황에서 우리 팀 공격을 막기 위해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