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의 인민행동당(PAP)이 헹 스위 킷(57) 싱가포르 재무장관을 당 2인자 자리인 제1사무총장보로 지명함에 따라 싱가포르 차기 지도자가 사실상 확정됐다. 헹 장관은 내년 중 부총리에 올라 본격적인 대권 승계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PAP는 헹 장관을 포함한 당을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부를 발표했다. 헹 장관은 제1사무총장보에, 찬 춘 싱(49) 통상산업부 장관은 제2사무총장보에, 간 킴 용(59) 보건부 장관은 당 총재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내년 치러지는 총선에서 당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인민행동당(PAP)은 헹 스위 킷 재무장관을 2인자인 제1사무총장보로 지명했다.

PAP에서는 이 중 당의 2인자나 다름없는 제1사무총장보에 오르면, 총리가 퇴임할 경우 자연스럽게 총리직을 맡게 된다. 지난해 리 총리는 70세가 되는 2022년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헹 장관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승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헹 장관은 경찰행정, 교육, 재무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경험한 공직자 출신이다. 그는 2011년 총선에서 의원직을 얻으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그는 곧바로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 2015년에는 요직인 재무장관 자리에 올랐다.

싱가포르 명문 래플스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헹 장관은 싱가포르 경찰로 사회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경찰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수학했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7년 싱가포르 교육부에서 일하며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싱가포르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초대 총리(당시 수석장관)의 수석비서, 통화청(MAS) 등을 거쳤다. 리관유 총리는 자서전에서 헹 장관을 ‘최고의 수석비서’로 평가했다.

헹 장관은 2016년 각료회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정치적 생명에 큰 위기를 맞았지만, 기적적으로 회복해 별탈없이 재무장관으로서의 공무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