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명문 축구 구단이자 우리나라 박주호 선수가 활약하기도 했던 FC바젤이 창단 기념행사에서 남녀선수를 차별해 비판을 받고 있다.
CNN은 스위스 북부 바젤시 장크트 야콥 파크에서 15일(현지 시각) 열린 FC바젤 125주년 행사에서 남성 선수들이 호화로운 코스요리를 대접받는 동안, 여성 선수들은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만 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전·현직 선수와 코치, 축구 관계자 등 1250명이 참가했다. 참가비 125스위스프랑(약 14만원)만 내면 일반인도 들어올 수 있는 행사였지만, 여성 선수들은 초대받지 못했다. 구단 측은 여성 선수들에게 직원용 티셔츠를 입히고 손님에게 추첨표를 팔도록 했다. 시킨 일을 다 끝내고도 연회 음식엔 손도 못대게 했다. 여성 선수들은 코스요리 대신 행사장 옆방에서 샌드위치로 배를 채워야 했다.
이같은 광경을 목격한 엘리자베스 슈나이더-슈나이터 스위스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일어난 일에 충격받았다"며 "구단주에게 성차별에 실망했다는 항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슈나이더-슈나이터 위원장은 "축구는 마초적인 스포츠"라며 "(이에 길들여진) 여성 선수들은 자신들이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도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FC바젤은 "여성 축구팀에게 행사 진행 도우미 역할을 미리 부탁했고, 흔쾌히 승낙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스위스 현지 매체는 "여성 선수들은 행사 당일의 훈련이 취소됐다는 통보만 받았다"며 "행사의 주인공으로 남성 선수들과 나란히 서게 될거라 기대했다"고 반박했다.
1893년 11월 15일에 창단한 FC바젤은 자국 리그 우승 횟수가 20회에 이르는 스위스의 명문 축구 구단이다. 2011년에서 2013년까지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호가 뛴 구단으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