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 손찬익 기자] "성적이 좋지 않으면 비난해도 좋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투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팀 평균 자책점(5.88)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무너진 마운드를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환상의 복식조'라 부를 만큼 호흡이 잘 맞는 오치아이 투수 코치와 정현욱 불펜 코치는 올 시즌 팀 평균 자책점을 5.19로 낮추고 최충연, 양창섭, 최채흥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다음은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오치아이 코치와의 일문일답.

-올 시즌을 평가하자면. 
▲확실히 좋아진 부분도 있는 반면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시즌이었다. 윤성환, 팀 아델만, 리살베르토 보니야 등 계산이 서야 했던 투수들이 승수를 많이 쌓지 못한 게 아쉽다. 반면 젊은 투수들은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팀 투구수 및 볼넷을 줄이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보다 팀 투구수와 볼넷은 줄였는데 투수들이 잘 따라와준 것 같다. 하지만 피홈런은 지난해보다 2개 밖에 줄이지 못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면서 피홈런에 대한 신경을 더 썼어야 했다.

-앞서 말했듯이 젊은 피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든 도망가지말고 정면 승부를 하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잘 따라와준 것 같다. 아직 투수로서 완성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2~3년 더 필요하다.

-마무리 캠프 훈련 강도가 높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내가 없는 동안 훈련량이 확 줄었는가. (웃음) 확실히 캠프 초반에는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퍼트리는 소문이니까 그대로 믿지말라. (웃음)

-심창민의 입대 추진과 최충연의 선발 전향 등 계투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 같다.  
▲심창민의 선택을 존중하겠지만 입대 공백은 확실히 클 것 같다.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잠시 선보였던 김승현과 최지광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부상으로 빠졌던 장지훈이 힘을 보태야 한다. 그리고 신인왕에 등극해야 할 원태인이 제 몫을 한다면 심창민의 공백을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유야 어떠하든 무조건 메워야 한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짧기 때문에 꾸준히 소통하면서 서로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다. 서로 믿을 수 있는 사이까지 가까워져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신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 개인적으로 정현욱 코치보다 신뢰 관계를 잘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현욱 코치는 항상 선수들을 혼내고 괴롭히기만 한다. (웃음)

-팀내 좌완 계투 자원이 부족하다. 해결 방안이 궁금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좌완 투수라도 마운드에서 스스로 무너지거나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면 소용없다. 능력이 뛰어난 우완 투수를 활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팀내 좌완 가운데 이재익이 눈에 띈다.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