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유행 2019
안성민 지음 | 정한책방 | 360쪽 | 1만7000원

"트렌드는 변화를 지향하는 것일 뿐, 반드시 앞서나감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 회사, 학교, 동네 반상회까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이고 집단적인 시각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 사회가 바뀌고 있다. 집단에서 개인으로 분화됨에 따라 거대한 메가트렌드(Megatrend)가 아닌 세분화된 움직임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메가트렌드는 누구나 다 알고 존재 기간도 길기 때문에 비즈니스로든 정책으로든 활용하기가 애매하다. 지금 당장 전술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결국 메가트렌드는 잘 알아도 경쟁력이 없다.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 업무를 하는 저자 안성민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금, 거대 유행이 아닌 미세 유행에 집중할 때라 강조한다.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생활방식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관찰해 트렌드 법칙을 발견했다. 특정 사람들의 트렌드가 아닌, 보통들의 트렌드가 더욱 핵심 지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특이하게도 ‘Part 0’부터 장이 시작된다. 여기엔 트렌드라는 개념을 확실히 정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담겼다. 저자는 그동안 많은 의사결정자를 만났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트렌드를 앞서 나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 중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왜일까? 트렌드가 시대를 앞서나갈 수도, 역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트렌디하다’라는 단어를 접하면 무조건 ‘새로운 것’ ‘차별화된 것’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앞서나가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트렌드 홍수의 시대, 대세를 무조건 따르는 것이 더 위험한 사회임을 알리면서 트렌드가 무엇인지,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떻게 지금 바로 활용할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은 미세유행 시대를 주도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살펴봤다. 혼자라서 행복한 사람들과 복고와 B급에 열광하는 사람들, 아재슈머가 되어 돌아온 X세대와 실버 유튜버 등 ‘남다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 삶은 팍팍해도 행복하고 싶은 보통의 소비와 취미생활, 디지털 환경까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