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1개월 아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걷기를 좋아해 주말이면 박물관·미술관에 가곤 하는데, 아이가 어두운 공간에 들어가면 자꾸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 걸까요?

A. 영아가 여러 공간을 탐색하는 것을 즐긴다면 상당히 호기심이 많고 에너지도 왕성한 것 같네요.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공간에서 움직이고 걷는 건 중요한 배움의 과정입니다. 특히 모험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영아는 서슴없이 걸어다니며 공간을 탐색합니다.

하지만 모든 환경이 늘 익숙한 건 아니에요. 잘 다니다가도 부모의 손을 잡거나 멈칫할 수 있으며 어두운 곳은 무서워할 수 있습니다. 공포를 갖는 것도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Maslow)에 따르면 인간은 먹기, 자기, 배변처럼 생존과 관련된 생리적 욕구를 가장 먼저 해결하려 합니다. 그다음이 '안전의 욕구'입니다. 안정감과 익숙함을 추구하는 게 인간의 기본 욕구란 뜻이죠. 영아가 잘 다니다가 어두운 데서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건 그곳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서입니다. 다만 아이가 어두운 곳에서 무서워하는 이유가 엄마나 양육자가 안 보여서 그러는 건지, 어둠 자체를 두려워하는 건지는 확인해봐야 합니다. 평소 집에 있을 때는 어두운 곳도 친숙하게 다니는 아이라면, 어둠을 무서워한다기보다 양육자가 보이지 않는 불안감이 커서 우는 것일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21개월밖에 되지 않는 영아가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지의 세상에 두려움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낯선 환경, 어두운 곳에서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무작정 "괜찮아.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 들어가봐"라고 하는 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양육자가 아이와 함께 있어주는 게 좋습니다. 손잡기, 안아주기 같은 신체적 접촉을 통해 영아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어두운 곳을 두려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아이와 함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더라도 어두운 곳은 가능한 한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양육자가 안고 이동해 함께 있다는 걸 확신시키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