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우(첫째 줄 왼쪽에서 네 번째) 광혜병원 대표원장과 면역통증센터 의료진.

자영업자 김모(51)씨는 얼마 전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 병원을 찾았다. 감기 몸살 처방을 받고 돌아왔지만, 어깨와 등 부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급기야 몸에 수포가 하나 둘 생기더니 2~3일 만에 급속도로 번졌다. 극심한 통증을 느끼던 김씨는 지인 권유로 서울 광혜병원 면역통증센터를 찾았다. 진단 결과 중증 급성 대상포진이었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 주변에 잠복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발병하는 대표적인 면역결핍성 질환이다. 일반적인 피부질환과 달리 발진이 생기기 전 통증이 먼저 시작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감기 몸살이나 두통·오십견 등으로 착각하기 쉽다.

◇중증 급성 대상포진, 초기 면역증강치료가 중요

중증 급성 대상포진은 발진이나 수포의 범위가 넓다. 2주 이상 지속되는 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고령자·만성질환자·항암 치료자 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만성 후유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활성화한 대상포진 바이러스 때문에 손상된 신경이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화하면서 나타난다. 중증 급성 대상포진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퇴치, 면역 증강 등에 효과가 있는 면역증강치료를 받아야 한다. 면역증강치료제는 난치성 신경계, 면역계 통증 질환의 치료를 돕는 천연 물질(생약)을 이용한 신개념 면역증강제다. 치료제에 쓰이는 미세 입자화 된 약제는 침투력과 약리 기능 등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광혜병원 면역통증센터 관계자는 "대상포진은 면역 증강을 위한 적합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초기에 면역증강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혜병원 면역증강치료제…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효과

대상포진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안 됐을 때 찾아오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발진이 발생하고 1개월 이상 지나 발진이 사라졌어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2~3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포진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칠 경우 쑤시고 찌르는 통증 등을 동반하는 만성신경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면역통증센터 관계자는 "광혜병원의 면역증강치료제는 바이러스 퇴치 및 면역 증강, 손상된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어 중증 급성 대상포진뿐 아니라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도 좋은 치료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증강치료제, 추간공확장술 후 통증 완화에도 도움

광혜병원은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 치료로도 유명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과 그 주변에 있는 추간공이 좁아지고, 신경 조직 주변에 염증 물질이 엉겨 붙어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추간공확장술로 치료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서로 다른 두 척추뼈가 만나는 부위에 생긴 공간) 주변의 비대해진 인대를 일부 절제하고 신경에 엉겨붙은 염증물질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직접 개발한 특수 키트를 활용해 시술적 방식으로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한다. 추간공에 이물질이 쌓여 좁아지면 척추주변 인대 등을 일부 떼어내는 방법으로 꽉 막힌 척추관을 열어주는 것이다.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은 최근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정식 특허명은 '추간공 인대 절제술에 의한 경피적추간공 확장시술방법 및 그에 이용되는 시술도구를 위한 방법론'이다.

광혜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구가 아닌 시술법에 특허를 받은 것"이라며 "진보적이고 차별적인 의료 신기술로 인정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원장은 "면역증강치료제는 추간공확장술 시술 후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서도 사용된다"며 "추간공확장술 시술 후 회복과정에서 환자의 통증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