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열악한 수소 충전 인프라를 살펴보면 고개를 젓게 된다. 수소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아직 수소차가 대중화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수소를 생산하고 수송, 저장하는 데 아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수소를 얻는 방법 중 물을 전기분해해 얻을 때 기존보다 훨씬 값싸고 효율적으로 수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의 시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종범(사진)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백금 촉매를 대체할 촉매 물질인 '루테늄엣그래핀'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물을 전기분해할 때 필요한 기존 촉매 물질인 백금 가격의 4%에 불과하면서도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 자원으로 꼽히는 수소는 현재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분리해 얻는다. 제조단가가 싸지만 수송비가 높다. 대안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 나왔다.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얻으려면 적절한 전압과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하다.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물질로 백금이 활용됐지만 백금은 비싼데다 물에서 부식되는 단점이 있다.
백종범 교수 연구진은 저가의 귀금속인 ‘루테늄 염’과 그래핀을 물 속에 넣은 뒤 화학반응과 열처리를 통해 ‘루테늄엣그래핀’을 제조했다. 이렇게 만든 ‘루테늄엣그래핀 촉매’는 물 분해 반응에 필요한 적정 전압을 형성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간단한 방식으로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백종범 교수는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길을 개척하고, 이를 통해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물 분해 촉매를 개발한 것"이라며 "물의 산‧염기 농도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의 제1저자는 펭 리(Feng Li)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1월 첫 호의 속표지(Inside Cover)로 선정돼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