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과자는 NO! 닭가슴살·콩단백질 가공한 스낵 열풍
쫄깃한 식감에 담백한 맛… 직장인 점심 대용으로도 인기
회사원 최성희(30)씨는 오후에 출출해지면 점심 시간 사다놓은 ‘단백질 스낵’을 꺼내 먹는다. 단백질 스낵이란 밀가루나 옥수수 등 탄수화물을 튀긴 기존 과자류와 달리, 닭가슴살이나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굽거나 가공한 과자류를 말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탄수화물을 가능한 피하고 싶었어요. 얼마 전 H&B(헬스앤뷰티) 매장에 화장품 사러 들렀다가 단백질 스낵을 알게 됐어요. 일반 과자보단 조금 비싸지만 건강에 좋을거란 생각에 챙겨 먹고 있어요."
최씨처럼 단백질 스낵을 챙겨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밥이나 빵 등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은 더 먹으려는 ‘건강 다이어트족'이 단백질 스낵의 주요 소비층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점심시간이 더 빡빡해진 회사원들도 빨리 끼니를 해결하되 영양은 챙기기 위해 단백질 스낵을 찾고 있다.
H&B 스토어 ‘올리브영’에서는 지난 7월부터 단백질 스낵을 본격적으로 판매하면서 가짓수를 10여 개로, 판매 매장 숫자도 500여 개(전체 1000여 개)로 확대했다. 아직은 매출 규모가 작지만 지난 10월 전월(9월) 대비 45% 신장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건강미를 중시하는 2030 여성들이 많이 찾는 헬스앤뷰티 스토어라는 컨셉트에 맞춰 과자, 사탕, 초콜릿, 젤리 등 기존 스낵류는 줄이고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한 건강 간식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간식을 먹을때도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은 웰빙 스낵을 선택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면서 단백질 스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과거 단백질 스낵은 ‘퍽퍽하고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맛과 식감, 형태(에너지바, 칩 등)로 출시되면서 맛에 대한 평가도 개선되고 있다. 회사원 임지혜(36)씨는 "단백질 스낵을 맛있어서 먹지 건강 때문에 먹진 않는다"고 했다. "사무실 옆자리 동료가 먹길래 맛보니 간도 짭쪼름하니 나쁘지 않았어요. 닭가슴살을 오븐에 구운 단백질 스낵은 식감이 쥐포 같달까? 밀가루 느낌 나는 기존 스낵보다 씹는 맛이 더 좋았어요."
단백질 스낵은 단백질뿐 아니라 현미, 귀리, 블루베리 등이 영양 균형이 잡혀 있어서 간식뿐 아니라 식사 대용품으로 인기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단백질 스낵 판매는 오전 출근시간이나 오후 퇴근시간보다 점심시간이 높다. 점심 대용으로 단백질 스낵을 찾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에너지바 형태 제품에 대한 반응이 특히 좋다. 건강식품 브랜드 ‘랩노쉬’는 지난 8월 스트로베리 파이, 바나나 크런치, 마일드 초코 등 3가지 맛의 에너지바 형태 단백질 스낵 ‘푸드바’를 출시했다. 출시 2개월만인 지난 10월 랩노쉬 전체 제품 대비 매출 27%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랩노쉬 관계자는 "푸드바는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이 균형있게 함유돼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며 "간식과 식사 비중이 반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단백질 스낵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많이 먹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푸드바는 단백질 함량이 성인 하루 권장량의 24%인 13g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며 "운동하는 남성들 중에서 닭가슴살에 질리거나 단백질 고함량 제품을 미국에서 직구해 드시던 분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랩노쉬를 생산하는 ‘이그니스’ 손혜진 식품개발팀장은 "푸드바를 포함 단백질 스낵 중에는 우유에서 추출한 분리유청단백질을 함유한 제품도 있는데, 유당불내 등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