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으면 어디 대기업에 취직했겠죠. 열심히 살았으면 여기 없을 가능성이 높아요."

'스타 영어 강사' 심우철(47·예명 심슨)씨가 강의 도중 9급 공무원 준비생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비난이 쏟아지자 심씨는 "순간적으로 잘못된 사고를 해 수험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심씨가 지난 7월 강의 도중 한 발언으로 ‘공시생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심씨가 지난 7월 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강의한 내용을 담은 캡처 사진이 확산했다.

캡처 사진을 보면 심씨는 영어 강의 도중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향해 "정신교육 겸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여러분 열심히 안 살았죠?"라며 "열심히 살았으면 여기 없을 가능성이 높다. 열심히 살았다면 어디 대기업을 취직했거나 (했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담은 캡처 사진이 뒤늦게 공무원 시험 관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공시생 비하’ 논란으로 번졌다. 네티즌 사이에선 "9급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를 무시했다", "대기업 들어가지 않은 사람은 모두 '열심히 안 산 사람'이 됐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공무원 준비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 등 비난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에 심씨는 5일 자신의 강의 관련 카페인 '심우철 영어 연구소 심슨'에 사과문을 올려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심씨는 5일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심씨는 당시 발언 상황에 대해 "7월에 노량진에서 합격영어 구문 강의 진행 중 강의 시간이 한 시간을 넘어가자 몇몇 학생이 수업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일부 수강생은 강의실에 걸려있는 시계와 제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수업을 끝내라는 무언의 압박을 줬다"며 "그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너희가 해왔던 노력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강의 수강생의 경우 (내가) 아무런 이유 없이 논란이 된 발언을 한 것이 아니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흐름을 알다 보니 발언 직후 따로 불편함을 표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연구실에서 강의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영상 강의에서) 삭제 편집 요청을 했다"고 했다.

심씨는 "공무원 시험의 높은 경쟁률 때문에 다수가 떨어지다 보니, 합격에 도움이 안 되는 어설픈 위로와 힐링(치유)보다는 채찍질과 자극을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절대 제 수강생과 수험생들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심씨의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네티즌의 갑론을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선 "상황을 들으니 이해가 간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서 ‘수험생 시늉’만 내는 사람에게는 쓴소리가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정신교육’이라는 단어로 정당화할 수 없는 발언" "대기업에 들어갔다가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텐데 적절치 못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엇갈렸다.

심씨는 학원가에서 영어과목 수강생이 가장 많은 '1타' 강사로 꼽혀왔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동대 국제학 석사를 졸업한 뒤 메가스터디·이투스 등 입시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수능 스타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2013년부터는 7·9급 공무원 시험 영어 과목 강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