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본격 출범한 정부세종청사는 현재 총 17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16개 중앙부처와 공무원 1만4000여 명이 근무한다. 청사 건물을 짓는 데만 1조8000억원이 들었다. 세종시 설계 당시 정부는 '어느 한 곳이 중심이 아닌, 모든 지역이 평등한 민주주의 도시를 만들겠다'며 청사 건물을 한데 모으지 않고, 여러 개의 건물을 둥글게 늘어선 형태로 배치했다. 각 건물 사이를 구름다리로 연결해 세종청사의 총 길이는 3.6㎞에 달한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긴 건물'이라며 '하늘에서 보면 용(龍)이 승천하는 모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세종청사는 출범 당시부터 건축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었다. 특히 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로부터 '설계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협업이 필요해 다른 부처에 가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건물을 몇 동이나 통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경제 부처 A 사무관은 "직선거리로는 100m가 안 되는 부처에 가려고 해도 실제 이동거리는 200~300m가 넘는 경우가 많다"며 "부처 사이를 오가는 일이 생기면 이동하느라 힘이 다 빠질 정도"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위원은 "청사에 올 때마다 거대한 미로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다른 건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를 찾지 못해 20분간 헤맨 적도 있다"고 했다.
반면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은 세종청사의 디자인에 호감을 보인다. 한 30대 초반 공무원은 "세종청사는 직선 위주의 일반 건물처럼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고, 내·외부에 곡선이 많아 세련된 이미지가 강하다"며 "업무를 하다 잠깐 복도를 거닐거나, 옥상에 있는 정원을 산책하고 들어가면 힐링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