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안성탕면’은 농심의 대표 라면 제품인 ‘안성탕면’에 게와 미역, 홍합 등 7가지 해산물을 넣어 만들었다. 된장을 기본으로 맛을 낸 기존 안성탕면보다 맛이 시원하고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이 대표 제품인 안성탕면에 각종 해물을 넣은 '해물 안성탕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안성탕면은 1983년 출시돼 이후 35년 동안 150억개 넘게 팔린 농심의 스테디셀러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누적 판매량이 150억개를 넘어선 제품은 신라면과 안성탕면 둘뿐이다.

기존 안성탕면보다 시원한 '해물안성탕면'

농심은 연구원들에게 '새로운 안성탕면 개발'이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안성탕면에도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여러 가지 재료를 놓고 고심했다. 김치부터 햄, 소고기까지 다양한 재료가 실험대에 올랐다. 소비자들이 안성탕면에 어떤 재료를 추가해 먹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었다. 연구원들은 안성탕면에 게나 새우, 홍합 등 해산물을 넣어 먹는 레시피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새 안성탕면 콘셉트를 '해물'로 정했다. 해물라면이 특유의 시원한 국물 맛 때문에 대표적인 '해장 라면'으로 인기를 끌고, 두꺼운 마니아층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처음엔 하나의 해물을 선택해 그 맛을 강조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결국 다양한 해물을 넣어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농심은 게, 미역, 홍합, 명태, 새우, 멸치, 미더덕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7가지 해산물을 적절히 배합하고 우려내 수프를 만들었다.

농심 관계자는 "해물 안성탕면은 시원한 해물 맛으로 시작해 구수하고 개운한 뒷맛으로 끝나는 조화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안성탕면보다 맛이 시원하고 깊어 해장 라면으로 안성맞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독창적 레시피로 라면 재해석

최근 몇 년 동안 라면 시장에선 제품의 표준 조리법 대신 자신만의 독창적인 레시피로 가공식품을 요리하는 모디슈머(Modisumer·'수정하다'와 '소비자'의 합성어)나 컨셰프(conchef·'소비자'와 '셰프'의 합성어)가 트렌드였다. 모디슈머나 컨셰프로 불리는 소비자들은 서로 다른 2개의 라면을 활용해 완전히 다른 라면을 만들어내거나, 나만의 재료를 활용해 전혀 다른 맛을 창조했다.

안성탕면은 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 중 하나였다. 라면 마니아들은 다양한 재료와 잘 어울리는 라면으로 안성탕면을 꼽는다. 된장을 기본으로 맛을 내 국물 맛이 강하지 않고, 면발이 다른 라면에 비해 가늘어 여러 가지 재료와 조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해물안성탕면 출시로 모디슈머들의 선택권은 더 넓어졌다. 소비자들은 해물 안성탕면에 미더덕, 미역, 홍합, 새우 등을 추가해 먹거나, 신라면과 함께 넣어 조리해 먹는 새로운 조리법을 온라인에 선보이고 있다.

양념치킨 소스에 라면 비벼먹는 제품도

모디슈머 트렌드는 다른 신제품에도 영향을 끼쳤다. 농심이 지난 4월 선보인 '양념치킨 큰사발면'은 양념치킨 소스에 라면을 비벼먹는 새로운 트렌드를 적용한 제품이다. 라면을 치킨 소스에 버무린 '치면'이 치킨 전문점의 정식 메뉴로 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양념치킨 큰사발면에 닭가슴살이나 계란, 삼각김밥 등을 넣어 자신만의 요리로 만들어 먹는 모습을 온라인에 공유하고 있다.

농심이 지난 7월에 출시한 건면제품 '스파게티 토마토'도 모디슈머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제품에 스파게티에 많이 사용하는 치즈나 허브 가루를 뿌려 먹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은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리를 할 수 있다는 대중적인 제품이라 모디슈머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