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의혹 제기를 "거짓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곧이어 민주당 허위조작정보특위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박광온 최고위원은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 세습' 의혹을 일종의 '가짜 뉴스'로 규정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야당의 의혹 제기에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 것은 지난 한 달간 공식 논평에서만 10여 건에 달했다. 야당에선 "정부·여당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가짜 뉴스로 폄훼하고 묵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發 의혹마다 "거짓 선동" "명백한 가짜 뉴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만큼 (추후) 명확한 사실 관계가 드러날 텐데, 그런데도 (야당이) 장외 집회를 열며 정치 공세에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소봉대" "저급한 정치 공세" 등의 표현을 사용해 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고용 세습 의혹이 불거진 이후 연일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짜 뉴스 유포를 중단하라"고 해왔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까지 야(野) 3당 모두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문제를 두고 가짜 뉴스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주당 말대로 감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게 가짜인지는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공개했을 때도 "거짓을 생산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시도" "적반하장식 가짜 뉴스 생산"이라고 했다. 또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완충수역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도 '가짜 뉴스' 취급을 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해 완충수역이 '북한 50㎞, 남한 85㎞'로 각각 설정된 것에 대해 "NLL의 존재를 부정하고 영토 주권을 포기한다는 의미 아니냐"고 했다. 이에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NLL 포기'라는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고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가짜 뉴스' 논란이 일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야당 위원들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 전력 생산 단가가 늘어나 한국전력 적자가 늘어나고 전기료가 급등할 것"이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당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전력 적자는 탈원전 정책 탓? 거짓"이라고 했다. "탈원전 정책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데다가, 한전 적자의 진짜 주범은 원전 비리"라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위원들이 지난 8월 통계청장 교체와 관련해 "정부에 유리한 통계를 제시할 만한 인사를 '코드 청장'으로 앉힌 것 아니냐"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여당은 "정상적 교체 인사다. 코드 인사 주장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했다.

◇보수 콘텐츠 차단 의혹도… 野 "재갈 물리기 중단하라"

여당의 '가짜 뉴스' 공세는 이달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며 각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이후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가짜 뉴스 특위'를 구성하고 소속 의원 10명을 배치하는 등 정부 방침에 공동보조를 맞췄다. 이 특위는 지난 15일 구글코리아 본사를 방문해 '유튜브 콘텐츠 104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야당 지지자들이 주로 시청하는 '고성국TV'가 방송 제한 처분을 받았다. 야권에선 "민주당의 압박을 받은 구글이 고성국TV를 포함해 보수 성향 방송을 차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용자 반발이 있자 구글 측은 방송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민주당은 "고성국TV 중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가짜 뉴스 공세'에만 주력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관련 특위 이름을 '허위조작정보대책 특위'로 변경했다. 한국당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표현의 자유를 막고 정부의 잘못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는 것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뿐"이라며 "진짜 가짜 뉴스를 꼽자면 '광우병 괴담', '천안함 폭침설'이 대표적인데 당시에는 왜 침묵했는지 해명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