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 출신으로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까지 발탁됐던 전 프로축구 선수 장학영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연습생 출신으로 축구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됐던 전 프로축구 선수 장학영(37)이 현역 프로축구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했다가 구속됐다. 14일 부산 중부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장학영을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장학영은 지난달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K리그2(2부리그) 아산 무궁화 소속 이한샘(29)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튿날 열리는 부산이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20분 이내에 퇴장을 당하면 5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한샘은 장학영의 제안을 거부하고 이를 경찰과 구단에 알렸다. 경찰은 이튿날 오전 1시쯤 호텔에 있던 장학영을 긴급체포했다.

장학영은 경찰 조사에서 "공범인 브로커 측에서 "축구단을 설립하면 감독직을 시켜주겠으니, 5000만원을 대신 전달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연맹 관계자는 "장학영은 경찰 조사에서 승부조작을 제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연맹 측은 "사건 발생 직후 이 사실을 공개하려 했지만, 공범 검거를 위한 경찰의 비공개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사건 발생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고 했다. 이한샘이 속한 아산은 장학영이 승부조작을 의뢰했던 경기에서 부산아이파크를 2대 1로 이겼다.

경찰은 승부조작 제안이 있었던 호텔 폐쇄회로(CC)TV에서 장학영 일행으로 보이는 브로커가 5000만원을 받아 밖으로 나서는 장면을 확보, 공범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장학영에게 승부조작을 교사(敎唆)한 브로커 일등은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부산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장씨를 제외한 사건 관계자 모두 해외로 도피한 상황이라 추적이 쉽지 않다"며 "해외 불법도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씨는 2004년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에 입단해 2010년까지 수비수로 활약했다. 2006년에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친선 경기에서 국가대표 수비수로 데뷔전을 치르는 등 A매치 총 5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