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10분 뒤인 오후 8시 10분, 6만 4170석의 좌석이 매진된 경기장 관중석에서 쇼가 펼쳐졌다. 4강 신화가 펼쳐진 2002 한·일 월드컵 때 선보였던 카드 섹션 쇼였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꿈★은 이어진다’는 내용의 카드섹션 쇼를 펼치는 모습. 16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국 축구의 봄을 맞이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4174명(유료 기준)이 모두 카드섹션에 동참해 장관을 연출했다.

당시 카드 섹션으로 만든 '꿈★은 이루어진다'는 16년이 지난 2018년 '꿈★은 이어진다'로 업데이트됐다. 2002 월드컵 때는 붉은악마 응원석을 중심으로 카드 섹션이 선보였지만, 이날 카드 섹션 쇼는 경기장 전체에서 펼쳐졌다. 태극기와 축구 대표팀의 인기를 국내 프로축구로 이어가겠다는 마음을 담아 K리그 문양도 새겨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모든 관중이 카드 섹션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최근 한국 축구는 과거 이런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전(고양종합운동장), 칠레전(수원월드컵경기장)에 이어 이번 우루과이전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마지막으로 매진된 건 정확히 5년 전인 2013년 10월 12일 브라질과 친선전이었다.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나마전도 표가 동났다.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 분위기는 뜨거웠다.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을 지나갔다면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여기서 아이돌 콘서트가 열리나?'

2002년엔 '꿈★은 이루어진다' - 2002년 6월 25일 독일과 한·일 월드컵 4강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붉은악마 응원단이‘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의 카드섹션을 하는 모습.

실제 아이돌 콘서트장처럼 경기장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경기도 고양에서 왔다는 중학생 김지연(14)양은 "흥민 오빠를 보러 왔다"며 "친구들이 부러워 죽는다"고 했다.

전광판에 선수들의 얼굴이 잡힐 때마다 경기장은 "꺄악~" 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경기장 관중의 함성은 기차 소리(100데시벨)를 넘는 109데시벨에 달했다. 쌀쌀한 날씨를 잊은 듯 응원을 이어간 관중들은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