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단장한 금호그룹 창업주 고(故) 박인천(1901~ 1984) 회장의 광주광역시 자택이 지역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5일 '금호시민문화관'으로 정식 개관해 평일 평균 500여 명 정도가 찾는다.
동구 금남로 5가 212번지에 자리한 박 회장의 자택은 박 회장과 고 이순정(1910~2010) 여사 부부가 살던 집이다. 개별공시지가가 약 60억원으로 광주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 중 하나다. 부지는 5523㎡다. 1939년 지어진 본채 한옥에 박 회장 가족이 살았다. 1958년 본채 옆 사랑채를 양옥으로 개축했다. 가족이 생활하면서 손님이나 임직원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규모다. 박 회장이 후원한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이곳에서 열렸다. 광주가 배출한 국창(國唱) 임방울(林芳蔚) 선생도 이곳에서 소리를 했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라는 박 회장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자택을 시민 문화 공간으로 개방했다. 지난달 4일 열린 개관식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용섭 광주시장,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금호시민문화관은 도심 속 조각공원처럼 꾸며졌다. 넓은 잔디밭에 난 작은 길을 따라 반신상, 여인상, 수레 등 조각 작품 14점이 자리하고 있다. 집 둘레는 소나무, 배롱나무, 단풍나무가 감싸고 있다. 직장 동료와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 오만종(47)씨는 "광주 한복판에 이만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계절에 따라 오후 6~9시에 닫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지만, 공휴일과 겹칠 경우 월요일에도 개관한다. 관리인 김병순(67)씨는 "금남로와 충장로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시민들께서 즐겁게 찾아주시니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