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 가운데 61%가량이 ‘가짜·유령 계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을 비판하는 기성 언론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며 트위터를 개인 미디어처럼 사용해왔지만, 정작 그의 계정이 거짓 정보를 양산하는 가짜 계정의 놀이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각) 미국 뉴스위크와 USA투데이 등 외신은 온라인 마케팅업체 스파크토로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는 5470만개 계정 중 61%인 3280만개가 스팸이나 봇(bot·자동 게시물 생성 프로그램) 등 정체 불명의 계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애틀에 기반을 둔 스파크토로는 개인·기업 등을 상대로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온라인 마케팅업체 스파크토로는 2018년 10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 5470만명 중 61%가 ‘가짜·유령 계정’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파크토로 공동 창업자 랜드 피시킨은 "별다른 활동이 없는데도 친구 숫자가 빠르게 늘거나 이상한 내용의 게시물이 중복해 올라오는 계정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트럼프 계정 팔로워를 모두 분석한 결과, 팔로워 절반 이상이 정체가 의심스러운 계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스파크토로는 팔로워 계정 상태를 파악해 1점부터 10점까지 차등해 점수를 매겼다. 비활성화 기간·게시물 개수·동일 트윗 게시 횟수 등을 지표로 두고, 1~3점을 받은 계정을 가짜 계정의 확률이 높은 ‘낮은 품질’로 분류했다. 8~10점을 받은 계정은 ‘높은 품질’로, 정상적인 계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분류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계정 팔로워 35% 이상이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스파크토로는 "트럼프 계정에는 다른 계정에 비해 매우 비정상적이고 의심스러운 팔로워가 많았다"며 "이 수치는 트위터가 보고한 트럼프 계정 가짜 팔로워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했다.

트위터는 2018년 8월 정체불명의 트위터 계정을 일괄적으로 삭제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 계정 팔로워 30만명이 줄었다.

올 8월 가짜 계정과의 전쟁에 나선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 계정에서 의심스러운 팔로워 30만명을 일괄적으로 정리했다. 정체불명의 계정이 가짜 뉴스 유포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트럼프 대통령 계정 팔로워 중 29%가 개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는 가짜 계정이라고 발표했다. 갤럽의 조사 결과를 크게 웃도는 이번 수치와 관련해 스파크토로는 "갤럽은 당시 약 2800개 계정을 표본으로 사용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팔로워 5470만개 계정을 모두 분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