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지원 기자] 가수 박원이 사랑과 이별 없는 제3의 감정으로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가수 박원 새 미니앨범 'r'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박원의 쇼케이스는 시작부터 웅장했다. 20명이 넘는 연주자들이 쇼케이스장 뒤를 빼곡히 채워 한 편의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연주를 만들어냈다. 박원은 자신의 대표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를 열창하며 쇼케이스를 콘서트장으로 만들었다.

박원은 라이브로 '올 오브 마이 라이프', 신보 타이틀곡 '나' 무대를 선보인 뒤 "쇼케이스를 통해 새 앨범의 문을 열게 됐다. 가수가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이니, 이 자리에서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타이틀곡 '나(rudderless)'에 대해 박원은 "동명의 제목 영화를 본 적 있다.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항상 억울하기도 하고, 피해자의 입장처럼 얘기하기도 하는데, 누군가에겐 가해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단어를 써놓고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들으면 좀 씁쓸할 수 있다. 내 얘기라서 '나'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박원은 타이틀곡 '나' 뮤직비디오와 관련, "뮤직비디오에 많은 신경을 쓰려고 했다. 내가 하는 장르를 정의할 수 없지만, 가요 장르에서 볼 수 없는 시도를 해보려 했다. 남자 주인공의 얼굴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나를 숨기고 감추며 살고 싶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그런 설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원은 앨범 수록곡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번째 트랙 '우리'에 대해 박원은 "이번 앨범엔 나, 우리, 너 등 인칭대명사가 많이 나온다. 내가 그들, 우리, 네가 될 수 있는 관계가 있다. 지난 추억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난 지나간 것에 미련을 두지 않으려 한다. 그런 의미를 담은 노래다"고 밝혔다.

박원은 세번째 트랙 'Them'에 대해서는 "내가 누군가를 만나는데 새로운 소문을 만들어내는 '그들'을 노래했다. '쟤네는 왜 만나지?', '쟤가 아까운데' 같은.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보면서 그렇게 얘기한 적 있고, 다른 이들도 내 사랑을 보면서 그런 얘기를 한 적 있다. 그 내용을 담은 노래를 썼다"고 설명했다.

네번째 트랙 '키스 미 인 더 나이트'는 가장 마지막까지 수록을 두고 고민했던 노래다. 박원은 "생각하지 않고 만들려고 노력했다. 너무 많이 생각한다고 좋은게 아니더라.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노래를 쓰긴 하지만, 편안한 노래를 쓰기도 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다섯번째 트랙 '눈을 감아'와 관련, 박원은 "난 팝처럼 느껴지는 가요를 좋아하고, 그런 음악을 만들기 위해 작업한다. 그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남들 생각하지 않고 눈을 감고 '진짜'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 '너'에 대해 박원은 "내게 의미가 남다른 곡이다. '노력'이나 '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사랑을 받게 되면서,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너는 그렇게 완벽한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부로 남의 이야기를 쉽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쓴 노래다"고 설명했다.

사랑, 이별 없이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박원의 바람이 인상적. 박원은 "사랑, 이별을 얘기하는게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고 해줄 것 같다. 내가 부르면서도 씁쓸하더라. 네가 겪은 불행이 위로가 됐다는 내용들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슬픈 앨범이라는 말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원은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2010년 그룹 원모어찬스를 결성,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널 생각해’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이후 2015년 정규 1집 ‘Like A Wonder’과 2016년 정규 2집 ‘1/24’를 발표, 현실을 꿰뚫는 가사와 깊은 음악적 역량을 가진 솔로 가수로서 주목받으며 그 입지를 다졌다.

또한 지난해 b-side앨범 ‘0M’ 발매 이후 ‘all of my life’를 비롯한 수록곡들이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신보는 1일 오후 6시 전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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