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오는 10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전 세계 해군 측에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은 전범기"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앞서 오는 10~14일 제주민군 복합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해군은 자위대에 욱일기 대신 일장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고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비상식적이며 예의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교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해상자위대 측은 '전범기를 절대 내릴 수 없다'고 하지만 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하지만 막무가내로 (전범기를) 매달고 제주항에 침투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전 세계 45개국 해군 측에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메일에는 "일본은 독일과는 다르게 전쟁(제2차 세계대전) 후 진심 어린 사죄는커녕 전범기를 해상자위대 깃발로 다시 사용하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계속했다"며 "독일은 전쟁 후 '나치기' 사용을 법으로도 금지시켰다. 하지만 일본은 패전 후 잠시 동안만 사용하지 않다가 다시 전범기를 부활시켰다. 이는 (일본이) 제국주의 사상을 버리지 못했다는 증거"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서 교수는 "이처럼 일본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 세계 해군에게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 일본이 욱일기를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세계적인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만약 한국 측의 요구를 무시하고 전범기를 달고 온다면 전 세계 주요 언론에 이런 사실을 알려 '국제적인 망신'을 줄 계획"이라고 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해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통한다. 1945년 일제의 패전 이후 사용이 금지됐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욱일기 게양이나 노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1954년 해상자위대가 창설한 이후 자위대 군함에 내거는 ‘자위함기’로 욱일기를 사용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31일 한국 해군은 관함식 참가국 전체에 군함에는 자국 국기와 주최국 국기인 태극기만 게양하도록 요청했다. 욱일기 게양을 하지 않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8일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대 군함에 욱일기를 게양할 것"이라며 "일본 자위대법 등 국내 법령은 욱일기 게양을 의무화하고 있고, 유엔 해양법조약 상으로도 각 국가의 군대에 속한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한편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은 건군 50주년인 1998년을 시작으로 매 10년마다 열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다. 이번 관함식에는 14개국 21척의 관함이 참가한다. 일본은 지난 두 차례 관함식 때도 욱일기를 달고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