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에서 쓰는 100유로와 200유로 지폐의 디자인이 바뀐다. 기존 지폐보다 크기가 작아지고 위조 방지 기술이 추가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현지 시각) 새로운 디자인의 100유로, 200유로 지폐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신권의 크기는 구권보다 작아진 형태다. 또 위조가 쉽게 이뤄질 수 없도록 홀로그램과 워터마크 등 각종 위조 방지 기술이 새 지폐에 내장돼있다. 500유로(약 65만원) 위폐가 돈세탁에 악용돼 발행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만큼 ECB는 위조지폐 사기 범죄에 민감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18년 9월 17일 공개한 100유로(가운데)와 200유로(왼쪽) 신권의 모습.

신권은 동물성 원료가 전혀 쓰이지 않은 순면 섬유지로 만들어진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2016년 동물성 기름을 사용해 만든 5파운드 신권을 공개해 일부 동물보호단체와 채식주의자로부터 비난을 샀다.

100유로와 200유로는 2013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유로파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 도안이다. ECB는 2002년 처음 쓰기 시작한 기존 유로화의 디자인을 바꿔 발전된 위조방지 기술을 적용한 유로파로 지폐 도안을 대체하기로 했다. 가장 작은 단위인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200유로까지 차례로 새 도안이 들어간 지폐로 변경돼왔다.

ECB는 신용카드 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신권 발행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2002년 처음 유로화를 도입한 이후, 화폐량은 3배 이상 증가해 현재 210억장에 육박한다. 액면가로 따지면 1조2000억유로(약 1경578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