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18일 방북 첫날 일정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와 비교해보면 여러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는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2000년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영접'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2007년 육로로 방북해 공항이 아닌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일의 영접을 받았다.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는 오전 9시쯤부터 평양 시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인공기와 한반도기, 꽃다발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정상회담에서 우리 대통령을 영접하는데 인공기와 단일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2007년에는 시민들이 인공기와 한반도기 대신 붉은색, 분홍색 꽃술을 들고 우리 대통령을 맞았다.
◇처음 선보인 오픈카 퍼레이드
이날 순안 공항에는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파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인 구호 두 개가 내걸렸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함께 평양에 온 수행단을 소개했다.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다른 장관들은 악수만 하고 그친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이 다소 길게 김정은에게 소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함께 북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의장대 사열은 약 3분여간 이어졌다. 2000년과 2007년에서도 의장대 사열은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김정일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나라 의장대와 비슷한 인민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노 전 대통령은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정일과 함께 명예위병대를 사열했으며 사열 후 명예위병대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앞을 행진해 지나가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환영식이 끝난 직후에는 김정은 부부와 따로 준비된 검은 차량에 탑승했다. 하지만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검은색 무개(無蓋)차로 갈아타고 동승했다. 이어 연도의 평양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처음으로 선보인 깜짝쇼인 셈이다.
◇DJ, 노무현은 둘째날 김정일과 정상회담 가져
카퍼레이드를 마친 백화원에 도착한 양측 정상은 따로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조선노동당 중앙위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역대 평양 정상회담 장소였던 백화원 초대소도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는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위 본부 청사가 낙점됐다.
과거 두 번의 회담 모두 첫날엔 우리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둘째날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정일은 지난 2000년 김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순안공항에서 환영행사를 마친 뒤 승용차에 동승해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함께 이동했는데, 당시 약 55분간 두 정상이 차 안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영남과 회담을 마친 뒤 오후 4시쯤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북측이 마련한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인민문화궁전으로 이동해 2시간40분 동안의 만찬을 끝낸 후, 곧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그는 숙소에서 국내외 언론 보도를 확인하고 참모진들과 전략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노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카퍼레이드를 진행했지만 김정일이 아닌 김영남과 함께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영남과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담 후 3대 혁명전시관을 방문하고 이어 목란관으로 이동해 환영 만찬을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대동강변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다. 이후 2007년과 동일한 장소인 목란관에서 환영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