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일본 그룹 'AKB48' 총괄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秋元康·60)와 협업곡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팬들이 ‘AKB48’과 아키모토를 향해 우익·여성혐오 논란을 제기하며 협업 중단을 요구하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카페를 통해 "11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앨범의 수록곡이 제작상의 이유로 변경된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새로 나온 트랙리스트에는 아키모토가 가사를 쓴 '버드(bird)'가 수록곡에서 빠져있다. 빈자리는 '아이돌(idol)' 리믹스 버전이 채웠다. 전날 "팬 여러분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올린 지 하루 만에 협업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아키모토는 일본의 '국민 아이돌'로 통하는 프로젝트 걸그룹 형태의 AKB48를 탄생시킨 인물로 일본 '연예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17세 때 라디오 방송 작가로 데뷔한 그는 일본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 작가, 작사가, 영화 원작·기획자 등으로 40년 넘게 이름을 날리고 있다.
최근 케이블 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과도 손잡고,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 결성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앞서 지난 13일 아키모토가 방탄소년단의 아홉번째 싱글앨범의 타이틀곡 '버드'의 작사가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키모토가 프로듀싱한 그룹 'AKB48'이 욱일기가 새겨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거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기미가요 제창 등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우익 논란'이 일었다. 또한 아키모토는 80년대 일본 그룹 ‘오냥코클럽’의 ‘세라복을 벗기지 말아요’라는 곡의 가사로 여성 아이돌 성(性) 상품화의 주범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에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는 소셜미디어 등에 "우익 작사가와 협업을 즉시 중단하고 관련 자료 전량 폐기를 요구한다"는 글을 단체로 올리며 협업 중단을 촉구했다. 아미는 "아키모토는 우익 성향이 짙은 아베 정권의 정책에 참여하는 인물"이라며 "(아키모토가 작사한) 곡이 그대로 발매된다면 많은 대중이 방탄소년단을 우익 또는 친일 성향을 가진 아티스트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며, 앞으로의 커리어에 오점으로 남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