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신청사 9층엔 하늘광장 카페가 있다. 서울광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카페'다.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고, 커피 값도 착하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2200원으로 시중 가격의 절반이다. 그래서 점심 시간에는 주변 직장인들로 붐빈다. 2개층으로 돼 있어 좌석도 많은 편이다.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도 카페가 있다. 이곳 13층의 다락카페는 덕수궁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 손님들이 덕수궁 조망을 즐기라고 통유리를 설치, 처음 오는 사람들은 ‘멋진 조망’에 환호를 지른다. 몇개 안되는 전망대 앞 좌석은 그래서 늘 붐빈다. 이곳 아메리카노는 2000원, 카페라떼 2500원으로 커피 값은 신청사 하늘광장 카페보다 조금 더 싸다.

서울신청사 9층의 하늘광장 카페 내부 전경. 서울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소문별관 카페 규모는 신청사 카페보다 훨씬 작지만 전망 하나는 신청사 카페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서울시청 신청사는 외벽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 9층 카페에서 서울광장 등 바깥 풍경이 고스란히 보이지만, 유리벽이 이중인데다 여러개 기둥 구조물들이 시야를 가려 바깥 풍경이 다소 뿌옇게 보인다.

두 카페의 또 다른 차이점은 운영시간에 있다. 신청사 카페는 평일에만 운영되고, 서소문별관 카페는 토요일, 공휴일에도 문을 연다. 신청사 하늘광장 카페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손님을 맞고, 주말에는 영업하지 않는다. 하늘광장 카페 전용 엘리베이터 운행도 주말에는 중단한다.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3층의 전망대 카페에서 바라본 덕수궁 전경. 주말에도 카페를 운영한다.

반면에 서소문 카페는 평일 오전 9시~오후6시, 토요일, 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5시 문을 열어, 주말 도심을 찾은 시민들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서울시청사 카페이면서도 한곳은 주말 영업을 하고 다른 한곳은 영업을 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주말에도 영업을 하는 서소문별관 13층 전망대 카페는 박원순 시장의 지시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덕수궁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전망대는 시민들에게 늘 개방돼야 한다"는 박 시장의 뜻이 반영돼 주말에도 카페 문을 열고 있다. 다만, 청사 보안상 주말 이곳을 찾는 카페 손님들은 카페가 있는 13층 아닌 다른 층은 갈 수 없도록 했다.

지금은 주말 영업을 하지 않는 신청사 하늘광장 카페도 처음부터 주말영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개점 초기에는 3년 정도 주말영업을 했다가 수지타산이 안맞아 2016년 여름부터 주말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이곳은 장애인단체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하늘광장 카페 손님은 서울시 민원인, 공무원이 대부분인데, 주말 매출이 평일의 20~30%까지 떨어져 인건비도 안나올 정도로 손님이 적어 주말영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10명의 카페 직원 중 장애우가 절반이라, 주말근무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하늘광장 카페의 주말 손님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선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왜냐면 시청앞 서울광장은 주말마다 각종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적어도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이 늘 행사장을 찾는 ‘핫 플레이스’다. 카페 수요가 주말에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또 카페 직원인 장애우들이 주말근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부분도 생각하기 따라서는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다. 카페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을 주말 근무자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도 ‘카페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길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평일 영업’만 하는 자치단체 카페는 하늘광장 카페뿐이 아니다. 서울시내 25개 구청 대부분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나 평일영업만 하고 ‘청사 보안’을 이유로 주말은 문을 닫는다. 그래서 구청 카페는 ‘공무원 전용 카페'라는 지적도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구청 카페들도 주말 근무 인력을 별도로 뽑아 시민들에게 주말에도 개방한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사 보안 문제는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카페 사례를 따른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8월 말 재개점한 동작대교 카페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밤 늦게까지 운영하고 있다.

민간이 위탁운영하는 자치단체 공공시설 중에는 주말은 물론 밤 늦게까지 카페를 여는 곳도 있다. 지난 8월말부터 이마트24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동작대교 전망대 카페 두 곳(구름카페, 노을카페)은 평일, 주말 구분없이 평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영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