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14일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이 공식 승인하는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다. 서울 순례길은 초기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장, 옛 천주교 신학교 자리 등 순례지 24곳을 잇는 길이다. 교황청에서 한국 천주교 박해·순교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을 인정해 승인했다. 선포식은 14일 오전 중구 서소문역사공원에서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염수정 추기경,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알프레드 수에레브 주한 교황대사 등이 선포식에 참석한다.

서울 순례길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2013년 9월 '서울대교구 성지 순례길'을 선포하면서 조성에 들어갔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서울시와 중구·종로구·용산구·마포구가 서울대교구와 함께 만들었다. 지난 8월 공사가 끝났다. 총 44.1㎞ 구간으로, 말씀의 길(8.7㎞), 생명의 길(5.9㎞), 일치의 길(29.5㎞) 세 구간으로 나뉜다. 1코스는 서울 중심가에 있는 천주교 유적들이다. 명동성당~광희문~가회동성당으로 이어진다. 2코스는 순교 성인의 신앙을 묵상하는 구간으로 가회동성당~광화문 시복 터~서소문역사공원~약현성당이다. 3코스는 중림동 약현성당~삼성산성지로 대표적인 순교 성지가 포함됐다.

서울시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 도보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서울 순례길 일부 순례지와 인근 관광 명소를 연계해 북촌·서소문·한강 순례길 3개 도보 관광지를 개발했다. 각 코스는 3~4.5㎞로 시 해설사와 함께 2~3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코스 투어는 15일부터 하루에 두 번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