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의 점포에 1만3000대의 현금 자동입출금기(ATM)를 가진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이 다음 달 은행 업무를 시작한다고 10일 발표했다. 로손은행은 세븐일레븐 계열의 '세븐은행', 수퍼마켓 업체의 '이온은행'과 함께 일본의 전통적인 은행을 위협할 전망이다.
로손은 지방은행과 연계, 편의점에 공동으로 출장소를 운영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야간에도 은행 업무 상담과 통장 발급 등의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 상품도 함께 개발하겠다고 했다. 당장은 지방은행과 협력 관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종 관계가 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편의점업계 3위인 로손은 2016년부터 미쓰비시UFJ은행과 손잡고 은행업에 뛰어들 준비를 해왔다. 로손은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대해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로손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할인해주는 것을 고려 중이다. 새로운 개인 예금 및 신용카드사업 등을 벌여 내점(來店) 고객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로손의 은행업 진출은 일본인들의 생활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의 모든 국민이 하루에 한 번은 이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의점은 일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젊은이들이 살 집을 구할 때 편의점이 가까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필수 요소가 됐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다른 업종에서 인터넷 은행을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에 뛰어드는 것을 허가했다. 그러자 2001년 세븐일레븐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세븐& 아이'그룹이 세븐은행을 설립했다. 세븐은행은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의 인프라를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재 약 600개 금융기관과 제휴해 운영 중인데, ATM 이용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할 정도다. 세븐은행은 현재 2만4000대 수준의 ATM기를 3000대가량 더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퍼마켓 업체 이온그룹 계열의 이온은행은 약 6200대의 ATM기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은행처럼 신용카드를 발행하고, 주택담보대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