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구대 순찰차 주차장에 차를 세운 ‘간 큰 무면허 운전자’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 45분 장모(39)씨는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순찰자 주차장’에 자신의 모닝차량을 댔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만취상태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역삼지구대에는 순찰자 주차공간 5곳, 민원인 주차공간이 12곳이 있는데 장씨는 바로 순찰차 공간에 주차했다. 장씨는 차량에 휴대전화 번호도 남겼다.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이 번호로 연락해 ‘차를 민원인 공간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모닝의 차량번호를 조회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은 순찰차 공간에 주차하지 않는데, 모닝차량이 이상하게 여겨져서 차량 번호를 조회했다"며 "차주가 면허취소자로 나왔지만, 실제 운전자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하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차장으로 온 사람은 다름아닌 무면허 운전자 장씨였다.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모닝차량을 몰아 20m 떨어진 주차공간에 다시 댔다. 경찰은 현장에서 장씨를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 운전) 혐의로 붙잡았다.
장씨는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라는 경찰의 요구에 "지금은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지 않지만, 임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아는 사람이 대신 운전을 해줬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씨는 운전면허증을 제출하지 못했다. CCTV 확인 결과 지구대 주차장에 차를 댄 장본인도 장씨였다. 경찰은 "장씨가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차를 세울 만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잠시 지구대 주차장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씨는 내달이면 다시 운전면허시험에 응시 자격이 생길 예정이었지만, 이번 무면허 운전으로 인해 응시는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