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보고르(인도네시아), 이균재 기자] 손흥민(26, 토트넘)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누구보다 절실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밤 8시 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에 도전한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정상을 조준한다. 이란과 함께 나눠가졌던 역대 최다(4회) 우승국 칭호도 독차지할 수 있는 기회다. 원정서 두 차례 공동우승을 경험했던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원정 단독 우승을 노린다.

'캡틴' 손흥민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승 의지를 다졌다. 손흥민은 "일본전인 만큼 선수들이 배고픔을 상당히 많이 느끼고 있다"며 "나부터 솔선수범하고 희생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손흥민에겐 더없이 중요한 한 판이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만 27세가 되는 내년 7월까지 입대해야 한다. 손흥민은 동북고를 중퇴하고 독일로 건너갔다. 최종 학력이 중졸이라 4급 보충역(사회복무요원) 대상자다. 상주 상무나 아산 무궁화(경찰청)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주 상무 관계자는 "상무 지원은 학력 문제로 고졸 이상만 가능하다"며 "손흥민은 검정고시를 치고 K리그서 6개월을 뛰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산은 '만' 나이로 입대시기를 따지기 때문에 오히려 상주보다 들어가기 힘들다. 상주는 일반적으로 5월에 신병 입단을 마무리하지만 아산은 11월에 선수 명단을 발표해왔다.

손흥민에게 일본전 승리가 간절한 이유는 또 있다. 그간 각급 대표팀서 태극마크를 달고 10년 넘게 활약했지만 아직 정상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두 차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손흥민은 A매치 70경기에 나서 23골을 기록했다. U-23 대표팀선 9경기 3골, U-17 대표팀선 18경기 7골을 넣었다. 한국을 대표해 10년 넘게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번번이 우승컵을 놓쳤다.

손흥민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서 우승을 한 걸음 남겨두고 좌절했다. 우즈벡과 8강서 2골, 호주와 결승서 1골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등 두 차례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삼켰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온두라스에 덜미를 잡히며 짐을 쌌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3위에 그쳤다.

손흥민은 2009년 FIFA U-17 월드컵에선 3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치고도 8강서 나이지리아의 벽에 막혔다. 2008년 AFC U-16 챔피언십선 4골을 넣었지만 결승서 이란에 1-2로 석패했다. 손흥민은 10년간 한국을 대표해 꾸준히 활약했지만 정상과 연을 맺지 못했다.

손흥민에게 이번 일본전은 대표팀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감바 오사카), 조현우(대구) 등 와일드 카드 3장을 포함해 최정예 전력을 갖췄다. 반면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20명 전원이 1997~1998년 생들이다. 프로 15명에 아마추어가 5명이나 포함됐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절대 우위다.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단 10년째에 첫 우승컵에 입맞춤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