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먼저 공개된 대전의 세 식당 모두 최악의 맛과 위생 상태를 자랑했다. 이는 앞서 공분을 일으켰던 뚝섬 골목식당을 연상케 한다. 백종원의 혹평이 줄을 이었고, 시청자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7번째 골목식당인 대전 중앙시장 내 청년구단을 찾았다. 잘못된 위치 선정과 입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자랑하는 이 곳은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손님으로 바쁠 점심 시간에 가게 사장들이 모여 밥을 먹을 정도. 실제로 '골목식당'에서 관찰을 한 날 손님은 딱 한 테이블이었다.

하지만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물론 위치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일단 맛이 없었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집은 햄버거, 초밥, 막걸리 집으로, 세 곳 모두 백종원에게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햄버거 집은 소고기 패티에서 냄새가 났고 치킨은 덜 익은 상태였다. 또 햄버거 빵은 유통기한이 3일 지난 것을 사용해 충격을 안겼다.

초밥집의 위생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알탕 뚝배기 그룻에 육수가 아닌 수돗물을 붓고 끓이기 시작했고, 알을 해동하는 물에 손을 씻었다. 또 알탕을 끓이면서 간을 봤던 숟가락으로 다시 한번 더 간을 봤다. 초밥 만들 때 사용하는 물부터 고춧가루를 뜨는 숟가락 모두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로 비위생적이었다. 이에 백종원의 일침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맛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알탕은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는 흔한 맛이었고, 초밥은 기본 적인 밥부터 잘못 지은 상태였다.

막걸리집은 사장의 자부심과는 상반된 맛으로 실망을 안겼다. 수돗물을 사용한다는 사장에게 백종원은 "물을 바꿔봐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백종원은 막걸리에 정수기 물을 부어서 시식을 하게 했는데, 모두가 "맛이 더 진해졌다"고 평했다. 김치전은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수육은 씹을수록 냄새가 올라와 결국 중간에 뱉기까지 했다.

맛은 둘째치고 경악스러운 위생 상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어떻게 이런 상태로 장사를 하는지 의구심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는 앞서 국민청원까지 등장케 했던 뚝섬 골목식당을 연상케 한다. 당시 뚝섬에서도 최악의 위생상태와 맛으로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물론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 환골탈태한 곳도 많고, 이 덕분에 골목상권도 살아났었기 때문에 대전 청년구단 역시 회생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엉망인 상태로 장사를 하는 식당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과연 대전 청년구단도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맛과 위생에서 만족스러운 맛집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충격과 분노가 공존했던 대전 청년구단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골목식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