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동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결혼 전에 낳은 혼외 딸 리사 브레넌 잡스(40)가 다음 달 출간할 회고록에서 아버지 잡스를 비열한 인물로 묘사한 것을 두고 잡스의 아내와 잡스의 여동생이 "우리의 기억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리사는 아버지로서 잡스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회고한 책 ‘스몰 프라이(Small Fry)’를 다음 달 4일 출간한다. 잡스의 혼외 딸이 직접 가족사를 고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사가 쓴 회고록의 일부 내용을 접한 아내 파월과 잡스의 여동생 모나 심슨은 공동 성명을 내고 리사의 책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고 정면 비판했다고 CNN 등이 28일 보도했다. 둘은 성명에서 "리사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다. 당시 우리 기억과 극적으로 다른 리사의 책을 읽는 것은 슬픈 일이다. 책에 묘사된 잡스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남편이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책 ‘스몰 프라이’ 저자이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혼외 딸 리사 브레넌 잡스.

또 이들은 "잡스는 리사를 사랑했고, 그녀가 어렸을 때 당연히 해야 했던 아버지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며 "잡스가 그의 인생에서 리사를 만날 수 있던 건 우리와 잡스에게 큰 위안이었으며, 우리 모두는 리사와 함께 가족으로 시간을 보낸 것에 감사했다"고 했다.

잡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귀었던 여자 친구 크리산 브레넌과 23세 때 딸 리사를 낳았다. 잡스와 브레넌은 결혼은 하지 않았다. 그는 친자 확인까지 했지만, 한동안 리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재정 지원도 하지 않았다.

딸 리사는 회고록에서 잡스를 비정한 아버지로 묘사했다. 1991년 로렌 파월과 결혼한 잡스는 가정을 꾸린 뒤, 뒤늦게 리사를 친딸로 인정했다. 그러나 리사 앞에서 파월과 일부러 성적인 행동을 하는 등 ‘학대’로까지 비춰질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을 해 리사를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잡스는 리사가 보는 앞에서 파월과 키스하고 파월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고 신음소리를 냈다. 리사가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잡스는 "거기 있어라. 우리는 가족의 시간을 보내고 있잖니. 가족의 일원이 되려면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故) 스티브 잡스(왼쪽)와 아내 로렌 파월 잡스.

리사는 24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아버지의 행동이 위협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지만 ‘생경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리사는 파월과의 이야기도 책에 담았다. 그는 "잡스와 파월이 자기 전 내게 ‘잘 자라’고 인사해주길 원했지만, 파월은 ‘나와 잡스는 차가운 사람들’이라고 말할 뿐이었다"고 했다.

리사는 책에서 결국엔 아버지를 용서했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잡스가 암 투병할 때 리사는 곁을 지켰다. 잡스는 과거 ‘리사에게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했으나, 리사 앞으로 유산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