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문화의 상징이었던 미국 뉴욕의 '플레이보이 클럽'이 문을 닫은 지 32년 만에 다시 뉴욕 맨해튼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플레이보이 클럽이 다음 달 12일 맨해튼 42번가에서 새롭게 영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온몸을 꽉 졸라매는 코르셋으로 감싸고, 토끼 귀와 토끼 꼬리로 치장한 '버니 걸(bunny girl·사진)'이 서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플레이보이 클럽은 남성 잡지 '플레이보이'의 창간자 휴 헤프너가 설립한 사교 공간이다. 헤프너의 고향인 시카고에 생긴 1호점을 비롯해 1960년대 미국 대도시에 이 클럽이 잇따라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1962년 설립된 뉴욕 플레이보이 클럽은 세계 유명 인사와 월스트리트 거물들의 아지트로 각광받던 장소였다. 하지만 시대 변화로 인해 인기가 시들면서 하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뉴욕 플레이보이 클럽 역시 1986년 영업을 중단했다.

이번에 재개장하는 새 플레이보이 클럽은 1000만달러(약 111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니 걸' 복장은 기존 형태를 유지하되, 이탈리아 명품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에 의해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연회비는 5000~10만달러(약 550만~1억1000만원) 선이다.

재개장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인 요즘, 플레이보이 클럽을 다시 여는 것은 시기상 최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대해 클럽을 홍보하는 조이슬린 스캘런은 뉴욕포스트에 "새로 문을 열 클럽에선 절대 여성을 눈요깃거리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오더라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이넘은 1963년 플레이보이 클럽에 '버니 걸'로 위장취업해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희롱 문화를 꼬집은 바 있다.

클럽의 주고객층으로 꼽히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세대)'는 연회원 등 장기적인 계약을 맺는 걸 기피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클럽 운영진은 지난 6월 기준 이미 멤버십으로 2200만달러(약 244억원)어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