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내년부터 중국어와 영어를 공식 언어로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대만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행정원장(한국의 총리)은 "내년에 ‘2개 국어 국가’ 정책을 확정해 대만을 ‘중국어’와 ‘영어’의 2개 국어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교육부에 영어 추진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내용을 검토하라고도 지시했다.
이는 지난해 여당인 민진당에서 정부의 신남향 정책의 추진으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경제계도 영어 공용화에 힘을 거들고 있다. 올해 7월 말 대만 공업총회(한국의 경제인연합회)은 ‘2018공업총회백서’에서 정부를 향해 "영어화 운동을 추진해 대만의 국제화와 인지도를 향상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와관련, 천쉬핑 타이난시 교육국장은 2개 국어를 실현하려면 현행 교과 과정의 수정과 외국인 교사의 초빙 관련 경비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라이 원장은 제2기 타이난(台南) 시장 시절인 2014년에도 영어의 제2공식어 지정 추진, 초등학교 2학년부터 영어교육 시작과 일부 과목의 영어 수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정책은 정부 예산이 아닌 대부분 기업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대만 정부의 영어 공용화 정책에 대해 대만 내 의견도 아직 분분하다.
천차오밍 실천대 강좌교수는 "대만의 신이주민 숫자가 날로 증가추세이기 때문에 영어의 제2공식어 지정에는 찬성한다"며 "구호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선 영어 환경을 만들어 공식어 지정이 가능한지 평가한 뒤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허만쉰 정치대 특별초빙교수는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대부분 영미권 식민지였던 나라였다고 전제, 대만은 서양국가에 지배된 적이 없는데 영어를 공식어로 지정한다는 것은 열등감의 표현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