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조모(여·45)씨는 최근 아들이 "'량'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 당황했다. "어디서 나온 단어냐"고 되물어 '기차 1량이 탈선했다'는 기사를 읽고 아들이 질문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씨는 "기차는 1칸을 1량으로 부른다고 설명해줬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쉽게 부르면 안 되나' 싶더라"고 했다.'량'처럼 철도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 중 외래어나 한자,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철도 분야 전문 용어 표준어(순화어) 행정규칙'을 27일부터 시행한다고 국토교통부가 26일 밝혔다.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근 3년간 철도 분야 자료를 활용해 국민 노출 빈도가 높은 용어 300개 가운데 국립국어원 및 민간 전문가, 문체부 국어심의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15개 전문 용어를 우리말로 바꿨다. 기차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핸드레일을 잡으세요'라는 표현은 '안전 손잡이를 잡으세요'로, '촉지도'는 '점자 안내도'로 바뀐다.

또 열차가 뒤로 달릴 때 쓰던 '퇴행 운전'을 '후진 운전'으로, '열차 시격'은 '배차 간격'으로, '편성'은 사용례에 따라 '열차 편성' 또는 '열차' '대'로 순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