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종서 기자] 타자에게는 희소식이, 투수에게는 날벼락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매직 20'의 등장이다.

'매직 20'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피칭머신이다. 기존 피칭머신과는 차원이 다르다. 최첨단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변화구 패턴과 구속을 비롯해 릴리스포인트, 좌·우완 선택까지 마음껏 조정할 수 있다. 변화구 역시 단순히 커브, 슬라이더가 아닌 포크볼, 싱커, 너클볼까지 투수가 던지는 모든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제구도 완벽하다. 9개의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면, 그 존 안으로 공이 빨려들어가 듯 정확히 들어간다.

사용법마저 간단하다. 피칭머신에 내장돼 있는 컴퓨터 화면을 간단하게 터치를 하면된다. 구종 선택(사용자 선택, 자동순차, 자동무작위)과 코스 선택(사용자선택, 자동무작위)을 하면 된다. 총 6개의 조합으로 공이 나오는 셈이다.

무엇보다 '매직 20'의 강점은 자동무작위 조합에서 나온다. 다양한 구종이 다양한 코스에 들어간다. 타자로서는 일정한 루틴대로 치던 배팅볼이 아닌 실제 투수를 상대하듯 타격 연습을 할 수 있다.

'매직 20'의 장점은 탄생 배경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한 서석호 버츄얼스포츠 대표는 지난 2015년 '제1회 WBSC 프리미어 12' 일본전에서 한국 타자들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타자들이 오타니의 공에 무기력하게 물러나면서 '오타니의 공을 피칭머신에서 재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고 실행에 옮겼다.

많은 야구인의 자문을 받아가며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제구를 일정하게 잡는 것부터 정확하게 변화구 궤적을 입력하는 것까지 서석호 대표가 발로 뛰어 만든 결과물이었다.

한 야구인은 "일반 피칭머신은 일정한 공이 나온다. 실제 투수를 상대한다기 보다는 '죽어있는 공'을 치는 것이다. 타격폼 교정 등으로 자신의 루틴 형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전 타격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무작위로 나오는 피칭머신이라면 타자로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타자들의 약점 지우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타자들마다 특정 공과 특정 코스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핫&콜드존'이다. 그러나 일정한 코스에 정확히 제구가 되는 공으로 연습을 하면서 타자는 그 공에 대한 대처법을 고민해볼 시간을 갖게 된다.

타자 뿐 아니다. 포수 육성에도 '매직 20'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다양한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너클볼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가 구사되는 만큼, 포수는 실전에 앞서 공을 받을 수 있다.

이미 몇몇 프로구단에서는 '매직 20'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석호 대표는 "이 제품이 한국 야구가 세계 최고로 올라서는데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라며 효과를 기대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