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너트가 국내 견과류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축산물 수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브라질너트 수입량은 지난 2013년 3t에서 지난해 2475t까지 폭증했다. 브라질너트는 필수 미네랄 성분인 셀레늄(Se)이 풍부한 식품으로 알려졌다. 셀레늄은 인체에 미량으로 존재하지만, 강한 항산화성을 나타내는 영양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필수 영양소로 지정한 미네랄이기도 하다.

◇'견과류의 제왕' 브라질너트, 항산화 영양소 풍부

브라질너트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밀림이 원산지인 견과류다. 420일 동안 자란 열매에서 얻을 수 있는 씨앗이 20여 개에 불과할 정도로 귀하다. 한 알의 무게는 약 5g 내외다.

브라질너트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지구에서 가장 완벽한 열매' '천연 셀레늄의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의 선물' 등이다.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은 물론 식이섬유, 칼륨, 마그네슘 같은 필수 영양소도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호흡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축적되는 활성산소는 노화, 질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면 체내 세포나 조직을 망가뜨려 세포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재생을 막는다. 또 세포 내의 DNA·지질·단백질을 손상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유발한다. 이처럼 우리 몸의 세포가 활성산소에 의해 나쁜 영향을 받는 것을 '산화' 혹은 '산화 스트레스'라고 한다. 암, 심근경색증, 당뇨병, 뇌졸중 등 중대 질병의 90% 정도가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섭취 6개월 후 일부 인지기능 향상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영양소는 활성산소 물질을 몸 속에서 제거한다. 항산화 작용은 체내 해독 작용과 면역 기능을 높이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킨다. 또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면 신체 조직의 노화를 예방하거나 그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 셀레늄 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데 필요하다'는 기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브라질너트는 셀레늄 함량으로 따지면 '1등 식품'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등록된 6898개 식품 중 셀레늄 함량이 가장 높다. 브라질너트 1알(4g)에는 약 76.68㎍(USDA 기준)의 셀레늄이 들어있다. 셀레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굴(77㎍/100g), 참치(90.6㎍/100g)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양이다.

셀레늄의 효능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1996년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중대 질병에 걸리지 않은 평균 63세 남성 1321명을 대상으로 하루 200㎍의 셀레늄을 장기간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률은 전립선암 63%, 대장암 58%, 폐암 46%가 감소했다. 셀레늄은 비타민E보다 항산화 작용 측면에서 50배 이상의 역할을 한다. 특히 비타민 C·E와 셀레늄을 함께 섭취하면 항산화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유럽영양학지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브라질너트 섭취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에서 기대되는 수준 이하로 인지 능력,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39%는 치매(알츠하이머병 포함)로 진행된다. 연구진은 60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 31명에게 매일 브라질너트 1알(약 5g, 셀레늄 약 288㎍)을 6개월 동안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해당 섭취군의 혈중, 적혈구 내 셀레늄 수준이 유의적으로 증가해 셀레늄 결핍 증상이 사라졌으며, 이들의 언어 유창성 검사, 구성 행동 검사 결과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셀레늄 섭취율 낮은 한국, 브라질너트로 보충해야

한국인의 셀레늄 섭취량은 부족한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셀레늄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으로 50~200㎍이다. 암 예방을 위한 섭취 권장량은 이보다 조금 높은 500㎍ 수준이다. 다만 미국환경보호청은 하루 셀레늄 섭취량이 853~1261㎍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셀레늄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식품 섭취다. 브라질너트 1알에는 약 76.68㎍의 셀레늄이 함유돼있어 부족한 셀레늄을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하루에 2~5알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이나 소화장애 등 셀레늄 과잉증이 나타날 수 있다.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섭취 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브라질너트는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열을 가하면 셀레늄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다져서 요거트에 곁들이거나 곱게 갈아서 드레싱에 첨가하면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