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리얼돌 완성, 100% 제작팀 기술.”

수입이 금지된 성인용품 ‘리얼돌(Real Doll) 을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업체가 등장해 논란이다. 리얼돌은 말 그대로 인체와 흡사한 전신(全身) 인형으로 대개 성적 대용품으로 쓰이는 성인용품이다.

9일 경찰과 네이버 등에 따르면 “리얼돌을 국내에서 제작한다”는 업체의 인터넷 카페가 최근 개설됐다. 현재까지 카페 가입자 수는 1500여명. 업체는 경기도 구리시에 사업장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 자체 생산한 리얼돌을 전시,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리얼돌 생산·판매 인터넷 카페에 게시된 광고.

이들은 스스로 "최초의 리얼돌 국내제작팀"이라고 소개했다. 업체는 "카드결제는 물론 사후서비스(AS)까지 가능하다"며 "디자인, 형틀, 뼈대, 실리콘 캐스팅(본 뜨기)까지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국내제작 리얼돌'을 구매한 고객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체 인터넷 카페에 '구매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 곳에서 리얼돌을 구입했다는 고객은 "같은 바디(몸)라고 해도 헤드(머리)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것에 놀랐다"며 "리얼돌의 촉감은 온도를 제외하고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썼다.

구리 사업장을 방문했다는 또 다른 고객은 "가슴 질감은 단단한 편이었는데 내구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업체는 후기를 남기는 회원들에게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체에서 판매하는 리얼돌의 가격은 6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세관 당국은 “리얼돌은 풍속(風俗)을 해하고 여성의 수치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통관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세관본부는 해외에서 리얼돌 60여개를 들여온 혐의로 이모(45)씨 등 2명을 적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리얼돌을 직접 생산해 판매할 경우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리얼돌과 같은 성인용품의 제작·판매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 조항은 없다”면서 “다만 상황에 따라 상품 재료의 유해성이나 사업자 등록 절차에 대한 위법 행위를 들여다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리얼돌 홍보 카페에 올라와 있는 제품 이미지.

‘국내제작 리얼돌’ 판매를 계기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9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리얼돌 수입을 허용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20여개 올라와 있다. 청원자들은 성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고, 솔로 남성들의 성욕 해소에 리얼돌이 유용할 수 있다고 적었다. 중증장애인의 성욕 해소에 리얼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제작 리얼돌 생산·판매와 관련해 보도가 나오자, 업체 측은 “(기존에 판매되는)해외 밀수품들이 3~4배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비싼 금액을 주고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국내 리얼돌 시장이 안타까워 인형을 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