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만리장성 숙박’ 이벤트를 철회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적인 유적지인 중국 만리장성을 숙박 공간으로 꾸며 8명의 참가자들이 이곳에 하룻밤 동안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문화재 훼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자 결국 이벤트를 취소한 것이다.

이날 에어비앤비는 성명을 통해 “(만리장성 이벤트에 대한) 여론을 존중한다”며 “이에 따라 이번 이벤트를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8년 8월 8일 에어비앤비는 ‘만리장성 숙박’ 이벤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에어비앤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리장성의 바다링(八達嶺) 구간 성탑을 숙박 공간으로 꾸민 뒤 이벤트에 당첨된 4명과 동반자 4명에게 하룻밤을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에어비앤비는 성탑 내부에 더블 침대와 촛불 조명 등을 배치해 공간을 호텔 내부처럼 꾸미고, 고급 중국요리를 코스로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번 이벤트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이 만리장성에서 밤을 보내게 되는 것이었다.

당첨자 선발은 에어비앤비가 주최한 500자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한 4명에게 숙박권과 왕복항공권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에어비앤비는 글짓기 주제로 ‘문화 장벽을 깨는 일이 왜 중요한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만리장성 숙박 이벤트는 발표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중국 내 반대 여론과 부딪혔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이번 이벤트로 역사적인 문화재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에어비앤비와 같은 큰 다국적 기업이 홍보 목적으로 유적을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옌칭현의 문화재 당국은 이번 이벤트에 대해 통보 받은 적이 없으며 허가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이에 반박하며 “이번 이벤트를 발표하기 위한 사전 동의가 있었다”며 “반대 여론 때문에 취소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에어비앤비와 중국 국유기업인 베이징 바다링 관광개발공사가 공동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