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 45국에서 선수단 1만1300여명이 참가, 40개 종목 금메달 465개를 두고 겨룬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 비해 최정예 선수들이 덜 나오는 'B급 대회'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한국 사격 간판 진종오나 중국 수영의 대들보 쑨양처럼 종목별 월드 스타들은 세계 최고 기량을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10회 연속 1위 도전하는 중국
중국은 1982년 뉴델리대회 이후 10회 연속 종합 우승을 노린다. 선수만 845명으로 참가국 중 최대 규모다. 지난 인천대회 3관왕 쑨양은 자카르타에서 대회 최다 금메달에 도전한다. 2년 전 리우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1500m 종목에서 세운 세계기록(14분31초02)을 여전히 갖고 있다.
물에 쑨양이 있다면, 뭍에는 쑤빙텐이 있다. 쑤빙텐은 올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한 6월 스페인 대회와 7월 프랑스 대회에서 연속해서 '9초 91'을 기록했다. 아시아 타이기록이자 순수 동양인 최고 기록이다.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페미 오구노데(카타르)가 2015년에 세운 기록과 같다. 그가 '9초9'의 벽을 깨고 아시아 남자 육상의 새 역사를 쓸지 관심사다. 100m 9초대 기록은 일본에서 단 한 번 나왔고, 한국은 김국영이 작년 작성한 10초07이 최고일 정도로 달성이 어렵다. 올림픽을 2연패한 배드민턴계의 살아있는 전설 린단도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을 치른다.
중국 선수단 중 올림픽 금메달 경력자는 수영, 사이클, 다이빙, 배구, 배드민턴 등에서 19명이다. 평균 연령은 24.4세로 젊다.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메달 유망주'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다. 선수 중 75%가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다.
◇일본엔 하기노, 한국엔 진종오
일본에선 수영 간판 하기노 고스케(24)가 금빛 물살 가르기에 도전한다. 4년 전 인천에서 수영 종목 4관왕으로 대회 MVP에 뽑혔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금(개인혼영 400m)과 은(개인혼영 200m), 동(자유형 계주) 등 색깔별로 메달을 땄다. 훈련 태도는 여전히 성실하다. 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인 '일본 수영의 전설' 기타지마 고스케가 "하기노만큼 훈련한다면 나는 올림픽 3연패를 했겠다"고 극찬할 정도다.
일본 육상의 자존심 아스카 케임브리지(25)도 자카르타 트랙을 달린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미국까지 제치고 아시아 최초 은메달이란 쾌거를 이뤘다. 일본이 종주국인 유도에선 2016 리우올림픽 남자 73㎏급 금메달리스트 오노 쇼헤이 등이 나선다. 전통의 메달밭 여자 레슬링은 가와이 리사코(2016 올림픽 63㎏급 금메달) 등이 출전한다.
한국엔 올림픽 사격 3연패란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진종오가 있다. 웬만한 세계대회 금메달을 다 휩쓸었지만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만 없다. 여자 펜싱의 남현희는 개인 통산 국제대회 100번째 메달을 겨냥한다. 여자 배구의 김연경은 지난 인천대회에서 한국이 중국을 꺾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일등공신이다. 이번엔 대회 2연패를 노린다. 2016 리우올림픽 양궁 2관왕인 장혜진은 이번에도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금메달을 딴 북한의 리세광은 '라이벌' 양학선이 불참하는 가운데, 2006년 도하대회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