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중국의 멜라민 분유 사태 때 무기징역을 받았던 분유업체 싼루(三鹿)그룹의 총수가 세 차례나 감형돼 형기가 9년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엉터리 백신 파동으로 들끓고 있는 중국 민심에 더 불을 질렀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중국의 멜라민 분유 사태는 2008년 독성 물질인 멜라민이 포함된 분유로 인해 최소 6명의 영유아가 숨지고, 30만명이 신장결석 등으로 입원했던 최악의 식품 안전 사건이었다. 당시 중국 최대 분유업체였던 싼루그룹의 톈원화(田文華) 회장은 2009년 1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할 정도로 중국 사회의 분노는 컸다.
그러나 톈 전 회장은 2011년 징역 19년으로 감형된 데 이어 2014년 1년 9개월, 2016년 1년 6개월 각각 감형을 받아 오는 2027년 8월에 만기 출소한다는 사실이 최근 법제만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16년형을 사는 셈이다.
이 소식을 접한 피해자와 가족, 네티즌들은 "어린 아기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만명을 고통받게 한 독(毒)분유 사건의 최고 책임자가 어떻게 세 번이나 감형을 받을 수 있느냐"며 "이번 백신 사태도 일단 중형을 선고한 뒤 감형을 거듭하는 싼루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당시 해직당했던 담당 공직자들도 대부분 복직하거나 심지어 승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VOA는 전했다. 멜라민 분유 사태 당시 국가약품관리국 식품협조국장이었던 순젠저는 국가식품약품 감독관리총국 부국장 겸 약품안전 총감으로 승진해 올해 2월 초까지 백신 분야를 관리 감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