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연을 문구로 만들어 찍는 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여행 가는 이들 사이에선 '여행 토퍼'가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토퍼'(topper)란 원래 케이크 위에 꽂아 쓰는 장식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 들어 여행 사진을 꾸미는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다. 밋밋한 여행지 배경에 개성 있는 문구 적힌 토퍼를 같이 찍어 사진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엄마랑 딸이랑 같이 여름휴가 왔다!' '우리는 다낭에서 신혼여행 중' '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같이 여행 왔어요' 등과 같은 문구가 대표적이다.

누가 찍었는지 모를 비슷비슷한 여행지 사진도 여행 토퍼만 있으면 '나만의 사진'이 된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소셜미디어에 여행 사진 올릴 때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소문나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찾는 이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여행 토퍼는 문구만 있는 '글자형'과 가운데 구멍이 크게 뚫려 있는 모양의 '폴라로이드형'으로 나뉜다. 글자형 토퍼는 배경의 원하는 곳에 배치하고, 폴라로이드형 토퍼는 뚫린 구멍에 여행지의 랜드마크나 인물이 오게 놓고 사진을 찍는다. 토퍼 전문 제작업체들까지 생겨나 4000~9000원 정도를 주면 원하는 문구로 주문 제작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 직접 제작해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검은색 도화지와 문구용 칼·테이프·도안만 준비하면 된다. 우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문구를 쓴 도안을 인쇄한다. 자간(字間)을 좁게 설정해 글자가 서로 붙은 모양이 돼야 한다. 도안을 도화지 위에 올려놓고 문구용 칼로 도화지를 도안에 적힌 글자에 맞춰 오린다. 오려낸 도화지 뒤에 꽂을 수 있는 막대 또는 빨대를 테이프로 붙이면 완성. 만든 여행 토퍼는 짐을 쌀 때 책 사이에 꽂아놓거나 파우치 안에 넣어 모양이 망가지지 않게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