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원 규모의 보물선’이라는 소문이 났던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인양하겠다고 밝힌 신일그룹이 “배 안에 금화 또는 금괴가 있는지, 그 양은 현재 파악할 수 없다”라고 26일 밝혔다.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 문구는 우리가 탐사하기 전부터 사용됐던 것”이라면서 “일부 언론 보도와 추측성 자료가 검증 없이 인용됐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기사에서 ‘돈스코이호 200t 금괴가 있어 150조’라고 게재됐는데, 현재 금 시세(1㎏당 약 5100만원)로 환산해도 약 10조원”이라며 “역사적·유물적 가치를 더한다고 해도 150조원이라는 금액이 어떤 방식으로 추론이 돼 제시됐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대표는 “여러 개 상자 묶음을 확인했다는 현장 탐사원 보고, 자체 파악한 역사적 자료, 그간 많은 업체가 돈스코이호 발견에 자본을 투입한 것을 비추어 볼 때 ‘재산적 가치가 충분한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i)호는 1905년 러·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지난 17일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저동 해상 1.3㎞, 수심 434m 지점에서 함미에 'DONSKOII'라는 함명을 선명히 드러내며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금화 등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알려져 ‘보물선’이라고 불렸지만, 실제 보물이 실렸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다음은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의 질의응답.
─돈스코이호에 왜 관심을 갖게 됐나.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존재한다. 영리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이게 솔직한 답변이다."
─돈스코이호가 침몰할 때 러시아기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 소유의 배라는 주장이 있다.
"폭격에 의해 침몰한 배는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돈스코이호는 스스로 가라앉았다. 이런 경우에는 국제해양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침몰한 뒤 100년이 지나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다. 이와 동일한 사건이 콜롬비아가 스페인의 산호세 보물선 발견한 것이다. 국제 소송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콜롬비아의 손을 들어줬고 국제 판례로 남았다. 법리적 검토를 더 해보겠다."
─배 안에 들었다는 금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이니 하는 금전적인 내용에 대해 지금까지 정정하지 않다가 오늘에서야 금액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는가.
"이런 말을 할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 보면 '돈스코이호는 보물선'이란 표현은 이미 한국해양과학연구원이 썼다. 또 어떤 신문에는 150조원, 160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표현이 있다. 이런 표현을 보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박 인양에 300억원이 든다고 했다. 인양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지금도 돈스코이호 인양에 투자하겠다고 연락이 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애초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일을 진행해보니 배 상태가 괜찮아서 300억원만 있으면 된다. 그 정도는 충분히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