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양주회사 시그램의 상속녀 클레어 브론프먼(39)이 ‘성노예’ 혐의에 휩싸인 자선단체 NXIVM과의 공모혐의로 체포됐다가 지난 24일(현지 시각) 석방됐다. 유죄 판결을 받은 그가 불복하며 석방을 위해 지불한 돈은 채권 1억 달러(약1100억원)에 달한다.

공식 직업이 ‘자선사업가'인 브론프먼은 NXIVM 회원으로 단체 설립자인 키스 라니에르(58)를 지지해왔다. 2억달러(약 2200억원) 상당의 자산과 신탁금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이 단체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수석 회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이다.

이 단체는 추종자들로 하여금 피라미드 위에 위치한 수석 회원들의 노예가 되도록 강요했다는 공갈⬝협박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브루클린 연방 검찰은 브론프먼을 비롯해 NXIVM 회원인 또 다른 여성 세 명이 단체의 추종자들에게 ‘성노예’를 종용하고 돈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뉴욕주 올버니에 기반을 둔 단체인 NXIVM은 이미 논란이 많았다. 지난 4월 여성 회원의 나체 사진 요구, 성노예화 등의 추문이 밝혀지면서 이 단체는 이른바 ‘섹스 광신집단’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피라미드 구조로 구성된 NXIVM은 운영을 외부에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브론프먼을 비롯한 유명인사와 부자들을 끌어모았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뉴욕 연방 법원을 나오고 있는 클레어 브론프먼(39).

브로프먼이 지지해온 NXIVM 설립자 라니에르는 지난 3월 멕시코에서 성매매와 다른 범죄로 체포되어 현재 기소된 상태다. 미 연방 검찰은 라니에르가 여성 추종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여성들의 피부에 본인 이름의 머리글자를 새겼다고 밝혔다.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 브론프먼의 변호사는 “NXIVM은 수천명의 사람을 도와오는 등 범죄 조직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덧붙여 “브론프먼에게 씌워진 혐의는 미 정부가 NXIVM이 추구해온 가치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라며 “미국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오는 27일(현지 시각)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브론프먼은 가택에 연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