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커닝 사건’이 벌어졌다. 의대 측은 자체조사 끝에 부정행위를 저지른 본과 4학년 학생에 대해 징계처분을 내렸다.
24일 서울대 측에 따르면 지난 6월에 치러진 연중고사에서 의학과(본과) 4학년 A씨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당시 시험장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A씨의 커닝 행위를 목격했다고 한다. 서울대 의대 연중고사는 나흘간 치러지는데, A씨는 ‘첫 커닝’이 목격된 이후 이틀 뒤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르다 감독관에 의해 적발됐다. 다른 학생의 신고를 받은 감독관(교수)이 A씨 뒤에 서 있다가 부정행위를 제지한 것. 이 장면은 시험장 CCTV에 찍히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운 서울대 의대 학생부학장은 최근 내부 구성원들에게 “2018학년도 1학기에 의예과·의학과에서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면서 “각 부정행위에 대해 의대 학생생활위원회가 소집돼 적절한 징계가 취해졌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현대판 히포크라테스 선서인 ‘제네바 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박 부학장은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는 (제네바 선서) 문장을 염두에 두고 서울의대 구성원으로서 우아함을 견지하도록 노력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A씨는 서울대 의대에서도 최고 학점을 따내, 장학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급생들 사이에서는 A씨의 고학점을 두고 “커닝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한다. 구체적인 커닝 수법과 징계수위에 대해 박 부학장은 “학교 내규상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의대 졸업생 한모(29)씨는 “아무리 머리가 좋은 서울 의대생이라고 하더라도, 공부할 과목은 많은데 시간이 없으면 궁지에 몰린다”면서 “인기가 높은 피부과 등에 배정받으려면 높은 학점이 필수이다 보니, 일부 의대생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