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유전지대 바스라 주에서 시작된 민생고 시위가 수도인 바그다드까지 확산됐다.
20일(현지시각) 바그다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민 수천명이 실업 해결과 물·전기의 충분한 공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나시리야, 나자프, 디카르, 바스라 주 등 이라크 남부 주요 지역 곳곳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남서부 디와니야 시에서는 20일 시위에 참가한 2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바스라 주를 시작으로 시위가 시작된 지난 9일부터 집계된 사망자는 총 9명이 됐다.
이들 지역은 이라크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유전지대이지만, 정작 현지 청년들은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데다 최근 섭씨 50도가 넘나드는 혹서가 계속되면서 물·전기까지 부족해지자 시민들이 시위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정부는 일자리 1만개를 만들고 물·전기를 공급하는 기반시설에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편성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지는 못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총선이 끝난지 두달이 넘었지만 부정선거 시비로 내각이 구성되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