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16일 국회 정무위원장에 선출됐다.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번복하고 복귀한 지 두 달 만이다. 민주당이 자신들 몫이 된 정무위원장에 민 의원을 앉힌 것이다. 정무위원장은 금융기관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관장하는 막강한 자리다.

민 의원은 지난 3월 한 여성이 10년 전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하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었다. 당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의 성추문이 불거지던 때였다. 그는 사퇴서를 내면서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이었다" "(국회로) 돌아올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의혹이 제기되면 부인(否認)부터 하며 어떻게든 버티는 정치권 행태와 달라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랬던 그는 지난 5월 초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의정 활동에 헌신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 결국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다 주변의 뜻을 핑계로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던 국회로 두 달 만에 복귀한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상임위원장까지 됐다. 그의 사퇴는 처음부터 계획된 '쇼'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높다고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