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3년 전 시작한 '에너지밸리' 사업을 통해 8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에는 누적 고용 창출 3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밸리' 조성으로 8000명 일자리 창출
2014년 12월 나주로 본사를 옮긴 한전은 이듬해 에너지산업 특화 산업클러스터로 불리는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에 나섰다.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기업과 연구소 등을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유치해 미래 에너지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효율 등과 관련된 에너지 신산업 기업과 연구소가 혁신도시와 혁신산단, 광주 첨단산단 등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까지 310개 기업이 에너지밸리 투자협약을 맺었다. 누적 투자 금액이 1조2678억원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분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ICT(정보통신기술)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가 234개로 전체의 75%다. 이 밖에 친(親)환경·고(高)효율 전력기자재 생산 기업 등이다.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 중 60%에 이르는 190개 기업이 실제 투자를 시작했다. 이 중 121개사는 공장을 가동 중이고, 33개사는 공장 건설 중이다. 36개사는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한전은 2020년까지 총 5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밸리에 기업이 모이는 데는 한전의 지원이 컸다. 한전은 이곳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각종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한전은 총 2000억원의 자금을 예탁해, 투자 기업들의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데 쓰도록 했다. 또 스타트업·벤처기업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880억원 규모의 '에너지밸리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판로 지원도 해준다. 한전은 구입 가능한 일부 품목의 경우 연간 구매 물량의 최대 20%까지 나주혁신산단 입주 기업에서 사고 있다. 또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전의 수출 브랜드인 'KTP' 사용권도 준다. 인력 양성도 돕고 있고, 입주 기업들을 위해 채용박람회, 구인구직 만남의 날 등도 열고 있다.
한전은 글로벌 종합에너지 박람회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Bitgaram International Exposition of Electric Technology)'도 개최하고 있다. BIXPO는 해를 거듭할수록 전시 규모와 참가 업체, 수출 상담 실적이 늘어나며 에너지 분야 세계 3대 박람회로 성장했다고 한전은 밝혔다. BIXPO는 에너지밸리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급변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에너지 특화 산업클러스터를 육성해 에너지산업을 광주·전남 지역의 특화산업으로 키워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을 주고, 에너지밸리 생태계에선 세계 에너지 시장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역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한전은 2020년까지 스타트업 300개사를 발굴·육성하는 'K-에너지 스타트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11개사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 말엔 스타트업 46개사 대표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전은 이들 회사에 입주 사무실 제공,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관)를 통한 전문 보육 및 개발비 지원, 특허 확보 및 기술인력 멘토링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한전의 실증 설비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창업도 지원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한전도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들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스타트업들이 에너지밸리 생태계에서 기존 기업들과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동반 성장해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이와 함께 한전은 '에너지 특화형 빛가람스마트시티 조성'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확충해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나주에서 에너지 특화 스마트시티 성공 모델을 구현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나주혁신도시가 그 실험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