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52·사진)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대표가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 위원으로 선출됐다. CRPD는 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한 176개 당사국이 4년마다 제출하게 돼 있는 각국 보고서를 심사해 협약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전체 위원은 18명이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12일(현지 시각) 공석 중인 CRPD 위원 9명을 선출하는 이날 선거에 22명이 입후보해 김 대표가 176개국 중 99개국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부의 지원 속에 지난 6개월간 100여개국의 선거 담당자를 만나면서 선거 캠페인을 벌여 왔다.
김 대표는 1999년 장애여성문화공동체를 설립해 20년 가까이 장애 여성의 균등한 교육 기회 및 출산 지원, 성범죄 피해 예방 등 활동을 해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애 여성 인권 운동가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한국 정부 자문위원, 국가인권위 정책위 자문위원 등도 지냈다.
김 대표의 당선으로 우리나라는 3회 연속 CRPD 위원을 배출하게 됐다. 2010년 당선된 후 2014년 재선에 성공해 올 연말까지 위원으로 활동하는 현 김형식 위원의 뒤를 이어 김 대표는 내년 1월 취임, 2022년 말까지 4년간 활동하게 된다.
유엔 인권 관련 기구에는 김형식 위원 외에도 신혜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 위원, 정진성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 서창록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이양희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 홍성필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 위원, 백태웅 강제실종 실무그룹 위원 등 우리나라 인사들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