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교제설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배우 김부선씨가 과거 이 후보와 교제했다고 밝힌 데 이어 김씨의 딸이 11일 "집에서 이 후보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이 후보 측은 이날도 "흑색선전"이라며 교제설을 부인했다.
김씨의 딸인 배우 이미소(31)씨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 일(이 후보와 김씨의 교제설)은 제가 대학교 졸업 공연을 올리는 날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너무 창피한 마음에 엄마에게 공연을 보러 오지 말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졸업 관련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님과 저희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됐고 그 사진을 찾는 엄마를 보고 많은 고민 끝에 제가 다 폐기해버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후보와 교제한 증거라며 2012년 12월 12일 인천 바닷가를 배경으로 자신이 등장하는 사진 한 장을 최근 공개했다. 김씨는 이 사진은 이 후보가 찍어준 것이며, 자신이 이 후보를 찍어준 사진도 있지만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김씨가 찍은 이 후보 사진을 자기가 폐기했다는 게 이미소씨 주장으로 보인다. 이씨는 이날 "이번 선거의 결과 때문에 엄마와 그분의 그 시절 사실관계 자체를 자꾸 허구인 양, 엄마를 허언증 환자로 몰아가려 한다"며 "엄마(김부선씨) 자체가 증거"라고 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野) 3당은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는 "이 후보가 수천만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경기도 선거는 무효"라고 했다. 평화당 김형구 부대변인은 "김씨에 대한 이 후보의 협박 의혹이 사실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방영된 KBS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 후보와 있었던 관계를 부인했던 이유에 대해 이 후보가 자신의 대마초 전과(前科)를 거론하며 협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아내 김혜경씨와 함께 선거 유세를 다니면서 '김부선 스캔들' 의혹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다만 페이스북을 통해 "기득권 세력이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도민들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며 "저들에게 있어 이재명은 제거 대상일 뿐이지만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시사인 기자 주진우씨로부터 이재명·김부선 스캔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한 소설가 공지영씨에 대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욕설 댓글'을 달며 공격했다. 공씨는 이날 "인도의 한 버스 안에서 모두가 보는데 윤간당하는 기분"이라고 썼다.
한편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 광주시 유세 중 이 후보를 옹호하면서 한 발언을 두고 '청년 폄하' 논란이 일었다. 추 대표는 당시 "(이 후보와 관련해) 쓸데없는 것 가지고 말들이 많다.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 보면 된다"며 "요즘 젊은 친구들이 자꾸 이상한 데 관심 쏟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야당에선 "민주당이 평소 청년들을 그렇게 치켜세우더니 이 후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면 이상한 사람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지난 7일 정태옥 의원이 한국당 대변인 자격으로 방송에 출연해서 한 이른바 '이부망천(서울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으로 이사 가고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발언이 '부천·인천 폄하' 논란을 부르자 지난 10일 한국당을 탈당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 측은 "정 의원의 망언이 경기도민의 자존심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는데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나흘째 침묵하고 있다"며 "역대급 뻔뻔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