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길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당사자인 이 후보와 배우 김부선 씨뿐 아니라, 녹음파일을 공개한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 공지영 작가, 주진우 기자 등도 얽힌 상태다. 이 후보는 “구체적 근거를 대라”며 반박했지만, 이미 해당 스캔들은 선거보다 더 뜨거운 이슈로 확대됐다.

지난 7일 김영환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의 만남은 2007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9년 5월까지 총 15개월 간 밀회를 이어갔다는 게 김 후보 주장이다. 반면 이 후보는 김 씨와의 사적인 관계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07년 12월 11일
이재명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 관련 집회에서 김부선 씨를 처음 만났다.(양측 모두 인정)

◇2007년 12월 12일
두 사람은 다음 날 인천을 방문해 맥주를 곁들인 낙지볶음을 먹은 뒤, '문제의 사진'을 찍었다. 이 후보가 김 씨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김 씨의 가방을 들고 있었고, 이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다만 김 씨는 이 후보가 유부남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됐고, 이후 두 사람은 상당 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김영환 후보 주장)

◇2008년 5월
광화문에서 열린 '광우병 집회'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광화문 근처 낙지집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김 씨가 국가인권위원회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으며, 이 후보가 차 안에서 김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김영환 후보 주장)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 후보가 김 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행방을 물었다. 김 씨가 "봉하에 간다"고 하자, 이 후보는 "거기(봉하마을)에 왜 가느냐. (김부선씨 자택인) 옥수동에서 나와 만나자"고 요구했고 또다시 밀회가 이뤄졌다고 한다. (김영환 후보 주장)

◇2010년 11월
해당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진 건 김 씨가 의 '김어준이 만난 여자' 코너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김 씨는 "2007년 대선 직전 '변호사 출신의 피부 깨끗한' 한 정치인과 인연을 맺었다"며 "그 정치인은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도 밝혔다.

◇2013년~2016년 1월
두 사람은 이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지리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김 씨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당시 변호사)가 위자료, 유산, 양육비 등을 받아준다더니 행방불명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미 양육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포기시켰더니 거기에 불만을 품고 남탓을 한다”고 맞섰다. 김 씨는 다시 해당글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리고 “성남사는 가짜 총각, 거짓으로 사는 것이 좋냐”, “이재명씨 자중자애하시라” 등의 글로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분(김부선) 대마 좋아하시지 아마... 요즘도 많이 하시나”라고 대응했다.

◇2016년 1월 27일
김 씨가 페이스북에 "제 딸 양육비 문제로 고민하다가 이재명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일이 있다"며 "이재명 시장과는 양육비 문제 외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재명 시장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 시장 역시 페이스북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하고 “김부선 씨의 힘겨운 삶에 공감해 유세현장에서 몇차례 만났었다 ...(생략) 양육비와 관련해 패소할 소송이라고 판단해 거절했는데, 김 씨가 그게 섭섭했던 모양’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고, 이 공방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개입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김 씨에게 사과를 종용하고, 해당 사건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영환 후보에 따르면, 당시 주 기자는 김 씨에게 “페이스북에 지칭한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다'라고 쓰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실제 김 씨는 2016년 10월 4일 “주진우 기자, 정치하지 말고 진짜 기자하시라.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남기기도 했다.

◇2016년
작가 공지영 씨가 주 기자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이재명-김부선 문제를 내가 겨우 막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주 기자로부터 직접 들었다. (공 씨는 해당 날짜에 대해선 "2016년 어느날"이라고만 했다.)

◇2017년 3월
김 씨는 지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재명과 15개월 만났다", "이재명이 2007년 12월 말부터 2009년 5월까지 꽤 오랫동안 이 아파트('난방열사' 파동 당시 거주했던 옥수동 소재 아파트로 추정)에 드나들었다"는 등 이 후보와의 사적인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18년 6월 7일
김 후보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스캔들에 대한 전말을 공개했다. 이어 공지영 씨는 '주진우 기자의 발언'을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게 고백했다. 공 씨는 "보고 들은 것을 말했을 뿐"이라며 김부선 씨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는 김부선 씨가 이재명 후보와의 연인관계를 증언한 내용이 담긴 육성 파일(2017년 3월) 원본과 전문을 보도했다.